여야, 개인정보 관리·손해배상 강화법 추진
2026-07-13 14:59:26 2026-07-13 16:10:32
[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여야가 개인정보 관리를 강화하고 유출 피해 등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회가 구성되고 이달 들어서만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만 2건이 발의됐는데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 솜방망이 처벌이 꼽히고 있는 만큼 개정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징벌적 손해배상 5배 원칙·관리현황 보고 의무화
 
1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최근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습니다.
 
김 의원안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현행법은 개인정보처리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중대한 법 위반행위를 했을 때 5배 이내에서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판결에서는 인정된 손해액의 1.5배 이내 수준에서 배상액이 결정되는 사례가 많아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김 의원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고의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인정된 손해액의 5배를 징벌적 손해배상액으로 정하고, 개인정보처리자가 감액 사유를 입증하는 경우에만 배상액을 낮출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라면 위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판결은 손해배상 인정 금액의 1배 이내로 책정돼 징벌의 의미가 퇴색됐다"면서 "5배 배상을 원칙으로 하고 추가적인 입증이 있는 경우에만 감액하는 구조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운영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의원안은 개인정보에 접근 권한을 가진 인력에 대한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습니다.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개인정보 처리 기업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가진 취급자의 관리 현황을 개보위에 정기적으로 제출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이를 위반하거나 허위로 제출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대규모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이나 거대 플랫폼 기업의 경우 핵심 개인정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실무 인력과 부서 규모가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실태 파악이 부실하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했습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회사와 정부 차원에서 개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며 "쿠팡 개인정보 유출 당시 체감했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법안을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 의원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쿠팡 직원이었던 해커가) 개발에 관련해 더 넓은 권한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고, 보안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에 대해서 쿠팡이 파악하고 있었느냐", "현직에 있을 때 키 권한보다 더 많은 권한이 있었느냐"며 추궁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쿠팡에서는 과거 회사에서 근무하며 대체 인증을 직접 개발했던 직원의 해킹으로 3000만명 이상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입법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원칙적으로 5배로 정해둔 것은 소비자 권익 보호 측면에서 상당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소송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에 대한 구제 방안과 개인정보 유출 이후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등 2차 피해에 대한 피해자의 입증 부담 완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 교수는 "접근 권한 관리 현황 제출이 의무화되면 기업들도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가진 인력에 대한 관리 체계를 보다 명확하게 구축하게 되고, 한층 더 엄격하게 개인정보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무위 불협화음에 법안 처리 안갯속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가 출범 초기부터 불협화음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30일 후반기 정무위 원구성이 완료된 이후 지난주 첫 전체회의가 소집됐으나 여당 주도 상임위 배분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불참하면서 '반쪽 회의'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개정안을 발의한 김·이 의원 모두 정무위 소속이 아니라는 점도 추진 동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후반기 상임위가 새롭게 꾸려진 만큼 해당 개정안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지만 현재 상임위가 바뀐 상황"이라면서 "내용 면에 있어서도 통과가 쉬울 것이라고 전망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정무위 관계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언제까지 보이콧을 진행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법안 심사나 통과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쉽지 않다"며 "새롭게 접수되는 법안도 많아 개별 법안들을 일일이 파악하기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후반기 정무위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재는 전반적인 업무를 파악하는 단계"라고 전했습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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