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재고조에…기업 체감경기 ‘주춤’
반도체 제외 대부분 업종 ‘부정 전망’
석화, 금융위기 이후 17년만에 ‘최악’
2026-07-28 13:23:21 2026-07-28 13:56:34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더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은 전망이 밝았지만, 원재료·에너지 비용 부담으로 대부분의 업종이 모두 부정 전망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석유·화학 업종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이후 176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경기 전망을 기록했습니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28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BSI 전망치는 89.9를 기록했습니다. BSI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이 전월 대비 긍정적이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것을 의미합니다. BSI 전망치는 중동 전쟁 발발 이전 조사된 3(102.7) 이후 5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습니다. 8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5(87.5) 이후 3개월 만입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동시에 부정 전망을 나타냈습니다. 제조업 8BSI 전망치는 88.4로 전월 대비 7.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비제조업 BSI 전망치 역시 100.6에서 91.59.1포인트 하락해 부정 전환했습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동시에 부정 전망을 나타낸 것은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입니다.
 
제조업 세부 업종(10) 중에서는 반도체 등이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118.8)식음료 및 담배’(105.6)가 호조를 보였지만, 기준선 100에 걸친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의약품을 제외한 6개 업종(석유정제 및 화학(57.7),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75.0), 목재·가구 및 종이(83.3), 비금속 소개 및 제품(85.7),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90.6),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92.05))이 모두 부정 전망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석유정제 및 화학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겪던 20092(54.5) 이후 17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한경협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재료·에너지 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분쟁 재격화로 인한 수익석 악화와 공급망 불확실성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7)에서는 휴가철 특수를 맞는 여가·숙박 및 외식’(116.7)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업종(전기·가스·수도(73.7), 건설(87.8), 정보통신(92.3),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 서비스(92.3), 도·소매(93.0), 운수 및 창고(95.7))이 부정적으로 전망됐습니다. 한경협은 글로벌 호황기에 있는 반도체와 하계 성수기를 맞은 업종은 양호한 전망을 보였지만, 중동 분쟁 리스크가 재정화되면서 에너지·소재·건설·기계 등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체감경기가 위축됐다고 풀이했습니다.
 
부문별로는 수출’(100)은 기준선에 걸치며 3개월 연속 100 이상을 기록한 반면, 나머지 자금 사정’(87.8), ‘내수’(90.8), ‘채산성’(93.5), ‘고용’(95.0), ‘투자’(97.0), ‘재고’(103.3) 등 부문은 모두 부정 전망을 나타냈습니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넘으면 과잉으로 부정적이라는 뜻입니다. 특히 유가 충격과 불확실성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자금 사정은 20231(86.3) 이후 3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투자 전망치는 20229(98.2) 이후 3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는데, 한경협은 반도체 등 수출 제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습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반도체 등 일부 주력 수출 업종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정해지며 전반적인 기업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자재·물류비 부담 완화와 함께 한계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사업 재편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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