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현대차(005380)가 미래 전략과 생산 현장에서 동시에 떠오른 부담으로 하반기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장기 사업 전략을 총괄해 온 수장의 후임 인사가 두 달 넘게 공백 상태인 데다, 핵심 인재의 경쟁사 이탈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신차 생산 일정에도 차질이 우려돼 하반기 경영 부담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뉴시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김동욱 현대차 전략기획실장(부사장)이 지난 6월 용퇴한 이후 두 달 넘게 후임을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전략기획실은 현대차의 중장기 사업 방향과 미래 성장동력 등 주요 전략을 담당하는 핵심 조직입니다.
현재 김 전 부사장이 맡았던 전략기획 업무는 신승규 현대차 정책조정사업부 부사장과 이항수 정책지원사업부 부사장 등이 나눠 맡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후임 인선이 장기화하면서 주요 경영 현안을 둘러싼 전략 수립과 실행 과정에서 사령탑 공백이 이어지는 셈입니다.
현대차 내부의 핵심 인재 이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과 제네시스 브랜드 전략을 이끌었던 틸 바텐베르크 전 현대차 상무가 중국 비야디(BYD)의 프리미엄 브래드 덴자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바텐베르크 전 상무는 현대차에서 고성능 N 브랜드와 제네시스의 브랜드 전략 수립을 담당하며 현대차의 프리미엄·고성능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관여해 온 인물입니다. 특히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현대차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과정에 참여했던 만큼 중국 경쟁사로의 이동은 인재 경쟁 측면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대차는 김 전 부사장의 후임 인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관련 업무는 정책조정사업부 등에서 나눠 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텐베르크 전 상무의 후임 인사도 이뤄졌으며 현재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인력 누수에 따른 전략 공백에 더해 노조 리스크까지 덮친 상황으로 현대차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말 울산공장 생산라인에 투입 예정이던 신형 투싼 시범 생산 차량의 라인을 가로막았습니다. 현대차는 이르면 이달 중 완전변경한 신형 투싼을 시장에 내놓는 것을 목표로 양산 준비를 서둘러왔습니다.
이를 위해 파일럿 설비에서 생산된 차량을 양산 공장에 투입해 품질을 점검하는 막바지 검증 작업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조가 파업을 이유로 차량의 라인 투입을 막으면서 출시 일정에도 변수가 생겼습니다. 특히 이번 갈등은 이미 양산 중인 차량뿐만 아니라 신차 출시를 위한 테스트 차량까지 생산라인 투입이 제한됐다는 점에서 현대차의 신차 전략에도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신차 출시가 지연될 경우 하반기 판매 확대를 통한 실적 방어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12일과 13일 각 4시간, 14일과 18일 각 6시간 파업을 결정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하반기 신차 출시와 전동화 라인업 확대,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내부 조직 안정과 노사 갈등 해소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글로벌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하반기 신차 출시와 생산 정상화가 실적 방어의 핵심으로 꼽힙니다.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10개월 연속 글로벌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습니다. 국내 시장 판매량도 올 상반기 31만49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줄어드는 등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글로벌 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 확대와 전기차 경쟁 심화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신차 출시와 생산 정상화, 노사 갈등 해소 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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