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3 부동산 대책)성난 여론에 백기…대출공급 늘리고 청년·신혼부부 지원 강화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 1.5→3%
보금자리론, 신혼부부 소득 합산 않기로
이주비 대출·임대사업자 주담대 규제 완화
2026-08-13 12:00:00 2026-08-13 15:36:32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목표를 당초보다 2배 높이고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대출 규제를 완화키로 했습니다. 강도 높은 대출 관리로 비판 여론이 커지자 불과 수개월 만에 총량 목표를 다시 조정한 셈입니다. 애초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현실보다 과도하게 낮게 설정해 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8·13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금융위는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당초 1.5%에서 3% 수준으로 상향 조정해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88.6%로 여전히 주요국보다 높은 만큼 엄격한 관리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이주비 대출과 신축 입주 단지 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 공급 관련 주택담보대출은 금융사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에서 별도로 관리합니다. 최근 증가세가 가파른 신용대출은 관리를 강화하는 대신 주담대는 청년 등 실수요자의 자금조달 애로를 고려해 적정 수준으로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청년과 신혼부부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했습니다. 만 39세 이하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청년을 대상으로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신설하고,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 대상도 만 34세 이하에서 만 39세 이하로 확대합니다. 신혼·유자녀 가구의 전세대출 한도는 최대 3억원까지 높입니다. 보금자리론 소득 기준은 신혼부부 합산이 원칙이었지만, 부부 중 한 명의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정했습니다. 
 
이번 대책은 지난달 진행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 등을 통해 청년·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 실수요자의 대출 규제 피해 호소가 잇따르면서 마련됐습니다. 특히 이미 분양·매매계약을 체결한 무주택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잔금대출 한도가 줄거나 대출 자체가 어려워질 경우 계약금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대통령 주재 토론회에서도 기존 제도에 맞춰 자금 계획을 세운 실수요자가 정책 변화로 피해를 입는 문제 등이 거론됐고, 이후 금융위는 은행권과 실수요자 대출 보완 방안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당초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 설정 과정에서 실제 대출 수요와 주택 입주 물량 등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대통령 주재 토론회에서 나왔듯이 불편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많았는데, (가계대출 총량 관리 1.5% 목표를) 계속 고집했다면 얼마나 불편함이 커지겠나 싶다"면서 "총량 수준을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봤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에서 완화 요구가 컸던 이주비 대출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규제지역 등의 담보인정비율(LTV) 40% 기준은 그대로 유지하되 심사 기준을 정비사업 종료 전 조합원이 보유한 기존 토지·건물 가치에서 정비사업 종료 후 신축 주택의 가치 추산액으로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이주비대출만으로 이주비가 부족한 경우를 위해 주금공이 보증하는 추가 이주비 대출 보증 상품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막혀 있던 주택매매·임대사업자의 주담대도 일부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매매·임대사업자 주담대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LTV가 사실상 0%입니다. 주택 신규 건설과 공익법인,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등에 대해 예외를 두고 있는데요. 신축 비아파트 매입, 비아파트 신축 목적 멸실 예정 주택 매입 등도 예외로 적용될 계획입니다.
 
준공 후 임대사업장 운영자금 보증상품(임대주택가액의 90% 한도)도 신설하고, 단기·변동금리에 묶인 임대사업자 대출을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임대주택 주택저당증권(MBS) 발행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신 사무처장은 "임대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전월세난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현장의 문제 제기가 많다"며 "국토부에서도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 나섰고, 금융위도 임대주택 사업자의 자금 숨통을 트이기 위한 조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