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노조 3000명 서초사옥 집결…”실적 악화, 경영진이 책임져야”
DS·DX 격차 해소 촉구…”열매 함께 먹어야”
‘자사주 1000주 요구’엔 “전혀 달라” 선긋기
2026-08-21 20:39:04 2026-08-21 21:08:13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X·완제품)부문 최대 노동조합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실적 악화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과 DX부문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경영진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지난 5월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부문을 중심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마무리되면서 시작된 DX부문 임직원들의 반발이 장기화한 결과입니다. DX부문이 2분기 사상 첫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업황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경영진과 노조 간 입장 차이가 커 논란도 장기화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노조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박학규 사퇴하라, 정현호 사퇴하라’ 팻말을 들고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동행노조 조합원 약 3000명(사측 추산 1800명)은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집결했습니다. 이날 노조는 “삼성이 초일류기업이 되는 날, 모든 열매와 보람은 함께 땀 흘린 임직원들과 협력업체가 골고루 나누어 가지게 될 것임을 다시 한번 약속한다”는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 영상을 틀며 회사를 압박했습니다. 실적에 따른 보상이 공유되지 않았다는 지적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노조는 ‘고 삼성전자 DX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영정을 들고 서초사옥 인근을 도는 퍼포먼스도 벌였습니다. 또 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사장)과 정현호 회장보좌역(부회장) 등 경영진이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한편, ‘같은 회사 같은 권리’ 구호를 외치며 DS부문과 DX부문 간 격차 해소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DS부문의 성공 배경에 DX부문의 기여가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구정환 동행노조 사무국장은 “국제회계기준(IFRS) 기준으로 회사는 10년간 424조원의 투자를 단행했고, 그중 352조원(83%)을 DS부문에만 투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DX부문 투자는 17%에 그쳤지만, 2023년에도 DX부문의 성과 덕에 적자 DS부문 투자가 이어질 수 있었다. 그 덕에 DS부문은 업계의 ‘치킨게임’에서 승자가 됐다”며 “씨앗은 함께 뿌렸으니, 열매도 함께 먹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근 업계에서 거론된 ‘자사주 1000주 지급 요구’설에도 선을 그었습니다. 구 국장은 “무작정 주식을 달라고 한 것이 아니다. 내가 지난 6월 노태문 회장과의 티미팅에 직접 참석한 사람”이라며 “지금 역대급 실적에서 DX부문이 기여한 바가 있는 만큼, 그에 따른 특별경영성과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노조원들이 ‘DX’라고 써진 영정을 들고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을 행진하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DX부문 여건이 어려워진 데 대해서도 노조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야근이 많아지는 등 업무 강도는 늘어난 반면, 실적 악화가 발생해 부담을 직원들이 고스란히 떠안는다는 지적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DX부문은 프리미엄과 AI 제품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매출은 성장했다”고 한 바 있습니다.
 
노조는 최근 DS부문과의 불화도 경영진에 원인이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손종현 동행노조 감사 겸 위원장 직무대행은 “(회사는) 경영 실패의 모든 책임을 직원에게 전가하고, 끊임없이 분열을 부추기면서, 그 혼란 속에서 극소수 경영진들만 배를 두드리고 있다”며 “지금의 삼성전자를 이끈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어 ‘원(ONE) 삼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노사 간 입장차가 큰 만큼 양측의 갈등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분석됩니다. 곽혁준 동행노조 홍보국장은 집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선 경영진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향후 계획을 또 준비할 것”이라며 “경영진들이 이후로도 대답이 없다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도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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