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대신 의결권 제한 고려…디지털자산기본법 처리 속도
대주주 지분 보유 허용하되, 의결권 20%·예외적 34% 상한 검토
강제 지분 처분 따른 재산권 침해 논란 줄이는 절충안
2026-08-27 15:45:17 2026-08-27 15:45:17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직접 제한하는 대신, 의결권에 상한을 두는 방안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의 새로운 절충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분 강제 처분에 따른 재산권 침해 논란을 일부 불식시키고 대주주의 경영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방식으로, 기본법 제정에도 한층 속도가 날 전망인데요. 다만 업계는 경영권과 투자 유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2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기본법의 핵심 쟁점인 거래소 대주주 규제와 관련해, 지분 대신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대주주의 지분 보유 자체는 허용하되 의결권을 20%로 제한하고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 34%까지도 상한을 두는 방식입니다.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은 금융위원회가 정부안을 제출하는 대로 이를 검토해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금융위가 다음 달 초 정부안을 제시할 경우, 국회 논의 역시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동안 법안 논의를 지연시킨 대주주 지분 제한에서 의결권 제한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면서, 연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입니다.
 
현재 이용자 보호 중심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과 달리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사업자 영업 행위와 지배구조, 공시 등 산업 전반의 규율 체계를 마련하는 2단계 입법입니다.
 
그간 법안 논의를 가로막아온 대표적인 쟁점은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입니다. 금융위는 소수 창업자와 대주주가 거래소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대주주 지분을 20%로 제한하고 일정한 경우 34%까지 허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지만, 업계가 재산권 침해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의결권 제한안은 지분을 직접 처분하도록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방안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대주주가 20%를 넘는 지분을 계속 보유할 수는 있지만, 실제 주주총회 등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에는 상한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이에 지분율과 실제 의결권 사이에 차이가 생기면서, 주요 의사결정에서 다른 주주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분 매각 부담이 사라지는 것만으로 규제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구체적 방안이 아직 업계에 충분히 공유되지 않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의결권 제한이 대주주의 경영 활동 자체를 제약하는 방향으로 흐른다면, 기존 지분 제한과 체감하는 차이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의결권 제한으로 경영권 행사가 어려워지면 투자 유치와 엑시트가 쉽지 않아진다"며 "보유 주식 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의결권 제한이 지분 제한보다 완화된 방식이지만 대주주의 우회 영향력까지 막으려면 별도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의결권을 20% 또는 34%로 제한하는 것만으로 대주주의 실질적인 영향력을 통제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필요하다면 이사 선임 등 경영 참여 방식까지 규율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 교수는 "의결권 제한만으로도 법적으로 일정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대주주가 우호적인 주주를 두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어 법적 안전장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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