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고 200만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유니버설호가 10일 울산 남구 울산항 원유부이로 정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딜레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결정하면 '전쟁 연루'와 핵심 지지층 이탈이 발생하고, 파병을 거절하면 한·미 동맹 악화와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청구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해도 '리스크'의 늪에 빠지는 만큼 우리 정부의 고심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8일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한 공식 입장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최종적으로 우리 정부의 입장이 확정돼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파병에 대한 딜레마는 더 있습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한국어로 X(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이번 전쟁에 직접 휘말릴 수 있다는 거센 압박입니다.
미국의 압박 역시 노골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재명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호르무즈 해협 지원을 거절했다는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백악관도 "한국이 역내에 자원을 투입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의 압박은 '청구서'에 대한 위협이기도 합니다. 대미 투자에 대한 비용 증액 압박은 현실이 됐고, 반도체 표적 관세와 추가 관세는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압박 카드입니다.
파병 결정까지의 시한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 정부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공식 요청했고, 11월을 시점으로 명시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미국이 사실상 '데드라인'을 제시한 만큼 상황을 관망하며 시기를 늦출 방법까지 사라진 셈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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