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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9일 11:4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가 한국 버거킹 운영사인 비케이알(BKR) 매각 재도전에 나선 가운데, 10년에 걸친 투자 성과에 관련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피니티는 그간 세 차례의 유상감자를 통해 인수대금의 70%에 달하는 현금을 이미 선회수, 지난해 실적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엑시트가 기대되고 있다. 다만 설비투자와 리스부채 상환까지 고려한 잉여현금은 감소하고 있어 1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기업가치를 원매자들이 얼마나 인정할지가 관건이다.
버거킹 축석휴게소점 (사진=버거킹)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도이치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BKR 지분 100% 매각을 위한 원매자 물색에 나섰다. 지난 2021년 한·일 버거킹 통매각 시도가 코로나19 팬데믹과 고금리 여파로 무산된 지 약 5년 만의 재도전이다.
10년 만에 외형 3.5배 불려…유상감자로 1540억원 선회수
어피니티는 2016년 VIG파트너스로부터 BKR 지분 100%를 약 21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인수대금 중 1300억원은 펀드 자기자본(에쿼티)으로, 나머지 8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어피니티는 특수목적법인(SPC)인 클래러티인베스트먼트를 통해 BKR 지분을 지배해 왔다.
어피니티는 매각에 앞서 유상감자를 활용해 투자금을 단계적으로 회수했다. BKR은 2017년 약 860억원의 유상감자를 실시한 데 이어, 2023년 279억원, 2024년 401억원을 추가로 주주에게 지급했다. 세 차례에 걸쳐 BKR에서 클래러티인베스트먼트로 넘어간 현금은 총 154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이는 총인수가 2100억원의 73% 수준이다.
BKR의 실적은 첫 매각 시도 당시보다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2.6% 증가한 8922억원, 영업이익은 11.7% 늘어난 429억원을 기록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역시 1060억원으로 11.2% 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2016년 인수 당시(매출 2532억원)와 비교하면 10년 만에 외형이 3.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어피니티 체제에서 버거킹 매장은 550개 이상으로 늘어났고, 직영점 비중도 75% 수준까지 올라왔다. 캐나다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팀홀튼을 도입해 매장을 25개 안팎으로 확장하며 성장 동력도 다변화했다. 어피니티 측이 주장하는 조정 EBITDA는 1140억원 이상이다.
1140억 조정 EBITDA 주장하지만…FCF는 감소세
인수 후보자들은 EBITDA와 실제 현금 창출력 사이의 간극을 두고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BKR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8%에 불과한 반면, EBITDA 마진은 11.9%에 달한다. EBITDA 1060억원 중 무려 631억원이 유형·사용권자산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직영점 비중이 높은 외식업 특성상 임차료가 감가상각비와 리스이자비용으로 분산 기재되면서 EBITDA는 실제보다 부풀려 보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기존 매장 리뉴얼과 신규 출점에 필요한 설비투자(CAPEX) 비용까지 감안하면 몸값은 크게 깎일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실제로 BKR은 전체 매장의 약 75%를 직영으로 운영해 임차 관련 부담이 큰 편에 속한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직영점이 많은 외식업체는 감가상각비와 리스이자가 EBITDA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EBITDA만으로 실질 현금창출력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리스원금 상환과 유지보수성 설비투자까지 반영한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BKR의 EBITDA는 2023년 772억원에서 2025년 1060억원으로 37.3% 증가했지만 잉여현금흐름(FCF)은 반대로 움직였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형·무형자산 투자액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은 같은 기간 543억원에서 461억원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리스부채 원금 상환액까지 차감하면 남는 현금은 303억원에서 164억원으로 줄어든다.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현금 규모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2월 어피니티가 골드만삭스에 785억엔, 약 7500억원을 받고 매각한 버거킹재팬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버거킹재팬은 인수 당시 8개에 불과하던 매장을 337개로 폭발적으로 늘리며 EV/EBITDA 멀티플 20배라는 파격적인 몸값을 인정받았고, 어피니티는 투자원금의 5.8배를 회수했다. 매장이 급증하는 과정에서도 EBITDA 마진율이 13.3%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입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시장은 이미 550개 이상의 매장이 들어서 시장이 성숙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다. 현금창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 BKR의 매각가격은 단순 EBITDA 규모뿐 아니라 기존 점포에서 반복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현금흐름과 향후 추가 성장 여력이 좌우할 전망이다.
인수금융·리스부채 등 몸값 변수
시장에서는 BKR의 적정 EV/EBITDA를 8~10배, 기업가치를 약 1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남아있는 인수금융이나 리스부채까지 고려하면 실질 지분가치는 떨어질 것이란 추측이다. 어피니티는 지난해 2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5%대 초반 금리로 차환(리파이낸싱)한 상태다. 금리는 기존 7.40%에서 5.81%로 낮아졌지만 차입 부담은 여전히 남아있다.
여기에 과도한 감자 작업으로 인해 BKR의 재무 구조를 악화시켰다는 점도 매각 협상의 걸림돌이다. 회계상 EBITDA는 늘었지만 직영점 확대에 따른 임차료와 설비투자 부담으로 실제 남는 현금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BKR의 부채총계는 2023년 3601억원에서 2024년 4366억원, 지난해 5097억원으로 늘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263.4%에서 410.3%, 414.7%로 상승했다. 이 가운데 리스부채가 1356억원에서 1834억원으로 478억원 늘면서 부채 증가를 주도했다. 지난해 리스 현금유출액은 영업이익 429억원보다 157억원 많고, EBITDA 1060억원의 55.3%에 해당한다.
이자비용도 2023년 171억원에서 2024년 201억원, 지난해 216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이자비용 가운데 리스부채 이자가 118억원으로 54.6%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대비 전체 이자비용 비중은 50.4%에 달한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어피니티 입장에선 이미 유상감자로 투자 원금을 챙겼기 때문에 일본만큼 높은 멀티플을 받지 못해도 성공적인 엑시트로 기록될 것"이라면서도 "원매자들은 높아진 부채비율과 리스료, 설비투자비 등을 철저히 차감해 실질 현금흐름 기반으로 깐깐한 가격표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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