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회의원 겸직부터 '가족 정당'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멈추고 돌연 기자회견을 열면서 정면돌파를 택했습니다. 각종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던 용 후보자는 10일 여야 등 기성 정치권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는데요. 용 후보자의 '마이웨이'를 둘러싼 불똥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튈 경우 쌍끌이 낙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의응답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침묵 끝' 입 뗀 용혜인 "청문회 열어달라"
용 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 지명 이후 자신을 중심으로 불거진 의혹들에 해명했습니다.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을 최소화한 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를 중단하고 갑작스레 연 이날 회견에선 겸직 논란부터 가족 정당 의혹 등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들에 대한 반박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야당 현역 국회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 자체가 'DJP(김대중 전 대통령·김종필 전 국무총리) 연합' 이후 첫 번째 사례다. 관례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야당 현역 의원을 지명한 연합의 취지도 읽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의미를 확인하고 국민께 소상히 설명해 드리기도 전에 민주당 대변인의 공개적인 입장이 게시되면서 짜인 프레임대로 굳어져버린 것이 매우 아쉽다"고 밝혔습니다.
용 후보자는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이 법률에서 허용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한 뒤 "원칙으로서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이 갖는 부작용에 대해서 입법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라면 논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비례 의원에 대해서만 다른 원칙을 적용한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용 후보자는 보조금과 세액공제 관련 논란에도 의견을 냈습니다. 먼저 국민의힘에서 위성정당의 국고보조금을 제한하자는 제안이 나온 데 찬성 의견을 밝힌 용 후보자는 "수백억씩 국고보조금 받으며 내란 수괴 문지기 역할이나 했던 정당이 기본소득당보고 '기생충 정당'이라고 손가락질하면 그게 사실이 되나"라고 되물었습니다. 당비 납부 후 세액공제를 통해 절세를 했다는 주장에는 "7년 동안 6억원 남짓한 당비를 납부했고, 그중 저의 소득으로 납부한 게 3억원가량"이라며 "법으로 정해진 기준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회견문에는 주택 매매로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한 설명도 담겼습니다. 경기 안산시 주택을 팔아 2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주장인데, 용 후보자는 "일과 양육을 병행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며 오히려 양도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었지만 시세차익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포기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용 후보자는 가족 정당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습니다. 남편 박기홍 최고위원이 당에서 1억원 이상의 급여를 받았다는 일각 주장을 반박한 겁니다. 용 후보자는 "배우자는 2020년 6월부터 2026년 8월까지 6년2개월 동안 당에서 근무했고 그에 따라 지급된 급여가 대략 1억6000만원"이라며 "육아휴직 기간 12개월가량을 제외하면 평균 250만원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금액이 적어 보이니 수년 치를 다 합쳐서 금액이 커 보이도록 만들었다"며 "전형적인 왜곡 보도"라고 질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청와대는 관망 중…김승원 입각에 '악영향' 불가피
용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열기 직전 청와대는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차 개각 발표 이후 용 후보자에 대한 비토 여론이 강해지면서 인사권자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류도 형성됐지만,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 철회 판단 시기를 청문회 이후로 미룬 겁니다.
청와대의 관망이 용 후보자 입장에선 청문 절차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지만, 김 후보자 사정은 다릅니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뇌관으로 남아 있긴 하지만 안정적으로 입각할 것으로 예상했던 당초 계산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의 판단 유보와 용 후보자의 독자 노선은 김 후보자를 향한 야권 공세 집중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민심을 얻지 못한 용 후보자를 견제하기보다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조명하면서 공략 지점을 일원화하는 겁니다.
실제로 민주당 안에선 김 후보자를 향한 집중포화를 우려합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뉴스토마토>에 "청와대가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자고 한 이상 지명 철회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지금 분위기대로 흘러간다면 용 후보자 임명 반대 여론이 커지면서 김 후보자가 제1타깃이 된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침묵으로 일관하며 버티기에 돌입한 용 후보자가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김 후보자 임명 위험 부담이 더 커졌다"고 전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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