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4개월 만에 최고…석유 최고가격제 연장 수순
브렌트유 108.75달러·WTI 105.83달러…중동발 공급 차질 우려에 급등
11월 원유 수급 불안 우려…유가·물가에 최고가격제 연장 수순
2026-09-16 17:20:36 2026-09-16 17:20:36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 폐쇄에 이어 리비아 유전 3곳의 가동 중단까지 겹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국제유가가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석유 최고가격제 해제 시 유가 급등과 이에 따른 물가 불안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주 종료되는 석유 최고가격제도 연장 수순을 밟을 전망입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WTI와 브렌트유 가격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중동발 공급 차질 우려에 국제유가 급등
 
15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지난 5월 19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물은 전장 대비 2.90% 오른 배럴당 108.75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도 전장 대비 4.38% 오른 배럴당 105.8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5월 19일 브렌트유가 배럴당 111.28달러, WTI가 107.77달러를 기록한 이후 각각 최고 수준입니다.
 
종가 기준 브렌트유는 5거래일, WTI는 4거래일 연속 배럴당 100달러를 웃돈 데 이어 이날도 상승했습니다. 사우디 동서 송유관 타격으로 우회 수송로까지 차질을 빚은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이 해당 송유관을 타격하면서 가동이 중단됐고 현재 복구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그간 사우디는 동서 송유관을 통해 최대 하루 700만 배럴의 원유를 홍해 얀부항으로 수송해 왔습니다.
 
리비아 유전 3곳도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리비아 국영석유회사(NOC)는 이날 석유시설을 지키는 석유시설경비대(PFG) 소속 대원들이 일부 원유 선적 송유관의 밸브를 잠갔다고 밝혔습니다. 중동발 원유 공급과 주요 우회 수송로에 잇따라 문제가 발생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원유 도입은 통상 수개월 전 계약이 이뤄지는 만큼 이달 발생한 차질이 11월 이후 국내 도입 물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국내 정유사들은 사우디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어려워 홍해를 통한 우회 수송 물량까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가격이 오르더라도 우회로를 통해 원유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11월 (물량 확보가) 진행 중이다"며 "미국, 남미 등 어떻게든 원유를 구할 수는 있다. 가격이 좀 비싸질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산유국도 수입이 끊기고 탱크가 차면 유전을 멈춰야 해서 자기들이 우회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측면도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9월과 10월(비축 물량)은 문제없는 상황이다. 11월부터 좀 지장이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사우디 동서 송유관 파이프라인은) 장기간 막히는 것이 아니다. 복구 시기가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스와프든 비축유 활용이든 대체원유 확보든 해서 특별하게 수급에 문제없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최고가격제 연장…상한가 조정 여부는 '고심'
 
이 가운데 오는 18일 제9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종료되면서 연장 여부가 발표됩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지난 3월 도입된 이후 6개월을 넘겼는데요. 앞서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 근거로 소비자 부담 완화와 물가 안정 등을 꼽은 바 있습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제10차 최고가격제로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상한가 조정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상한가격을 올릴 경우 물가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여론이 좋지 않다. 정치적으로 봤을 때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릴 경우)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질 것이다. 정유사들도 먹고 사는 데는 아무 문제 없다"고 밝혔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도 "기름값은 시차를 두고 일반 소비자에게 영향을 준다"며 "추석이 다가오는 등 정부가 물가 관리에 신경을 무지 쓴다. (유가 상승세가) 길게 가지 않는다고 보면, 현재 상한선을 지키고 싶어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재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유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면 국제유가와 국내 휘발유 가격 간 격차가 더 벌어지는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상한가격을 조정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강 교수는 "유가가 이란 전쟁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져서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가 있어서 그 전에 안정을 시키려 노력할 것이다. 길어야 한 달 정도 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 교수 역시 "(치솟는 유가는) 정치적 영향 때문이다"며 "정치적 불안만 가라앉으면 순식간에 가라앉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