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UN)총회에서 '포용적·안정적·책임 있는 평화공존'을 한반도 평화를 위한 3대 청사진으로 제시했습니다. 또 북핵 문제에는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먼저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한 뒤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로 나아가는 단계적 해법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이자 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길을 열고 또 이어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22일 (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 간 상호 체제를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을 모색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체제는 오랜 기간 남북은 물론 미국, 중국 등 관련국들도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논의해 온 과제"라며 "다행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으로 변화의 가능성이 어렵게 만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멈춰있던 북미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는 당사자 간 관계 정상화뿐만 아니라 다자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는 유용한 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우선 북측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 공존'을 한반도 평화공존의 청사진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는 "남북 간 상호 체제를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을 모색하겠다"며 "국제무대에서도 북측을 존중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해 나가겠다. 보건, 재난, 기후 위기 등 국제사회 차원에서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또 "위기를 방지하고 갈등을 통제할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가겠다"며 "기본적인 소통 채널부터 복원하며 신뢰를 쌓아나가는 것이 안정적인 평화공존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고 전쟁과 분쟁으로부터 자유로운 세계를 향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 원칙도 강조했습니다. 그는 "최근 호르무즈와 홍해에서 반복된 해상 봉쇄는 에너지와 물류의 핵심 통로가 무기화될 때 세계인의 일상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며 "국제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은 국제법이 보장하는 권리이자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기반"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상선을 공격하고, 선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건설적 기여국 연대'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당연하게도 이러한 과제들은 대한민국 혼자 해결할 수 없다. 그렇다고 모든 국가가 하나의 해법에 합의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릴 수도 없다"며 "지금 필요하고 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글로벌 공공재를 공급할 역량과 의지를 갖춘 나라들이 먼저 손을 맞잡고 협력의 공간을 넓혀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배타적 기구나 배타적 그룹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며 "기존의 국제질서와 유엔의 기능을 존중하면서 각국이 각자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유연하고 개방적인 방식으로 협력하고,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두 번째로 유엔총회 기조연설 무대에 선 만큼 새 비전도 제시했습니다. 그는 "1년 전 저는 이 자리에서 세계 시민의 등불이 될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복귀했음을 당당하게 선언했다"며 "오늘 저는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의 연대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이 유엔 정신을 복원하고 세계를 다시 연결하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담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다"고 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은 문화 영역에서 확인한 공감과 연대의 힘을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는 힘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며 "이 약속을 현실로 빚어낼 'K-이니셔티브'의 세 가지 비전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세 가지 비전으로는 △글로벌 인공지능(AI) 기본사회 △녹색 대전환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위한 연대를 제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마무리하며 "대한민국은 유엔이라는 이름이 지닌 숭고한 연대의 힘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증언할 수 있는 당사자"라며 "국제사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행동할 때 어떤 기적 같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궈낸 대한민국의 존재가 바로 그 증거다. 이제 더 큰 책임과 기여로 그 연대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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