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검찰청 폐지 이후 처음 열린 공소청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사사건건 맞붙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가능성을 집중 추궁했고, 민주당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공개한 기소계획서 유출 의혹 등을 파고들었습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폐족' 발언부터 '특별감찰관' 임명 지연 책임 공방까지 여야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정용환 서울광역공소청장 직무대리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서울광역공소청 등)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9일 서울·수원광역공소청과 지방공소청 9곳 등 11개 기관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 뒤 처음 열린 국감입니다.
박철우 "착잡"…검찰권 남용엔 "국민께 죄송"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은 검찰청 폐지에 대한 소회를 묻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저 또한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직접수사는 물론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기능까지 없어지고, 명칭까지 공소청으로 바뀐 점이 매우 착잡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곽 의원은 앞서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공소청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면서 수사 역량을 일방적으로 다 뺐으면 검찰에서 20년 이상 몸담았던 분들은 용퇴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압박했습니다.
반면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검찰 개혁이 이뤄진 이유부터 반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박 청장은 "절제되지 못했거나 형평성이나 공정성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고 국민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국민의힘 "이재명 공소취소 검토했나"…"여느 사건과 다를 바 없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가능성에 화력을 집중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성남FC 사건을, 수원지방공소청은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등을 맡고 있습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소청 본청이나 법무부에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관련해 의견을 제시하거나 협의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박 청장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다고 알고 있지만 여느 사건과 다를 바가 없다"며 "개별 사건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는 말씀은 드릴 수 없는 게 원칙"이라고 했습니다. 야권이 공소 취소의 명분이 될 수 있다고 의심하는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진상조사단에 대해서도 "업무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공소청 사건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에 공소 취소 여부도 포함되느냐고 물었습니다. 정용환 서울광역공소청장 직무대리는 "운영 규정상 공소제기와 상소 여부, 구속영장 청구가 심의 대상"이라며 "말씀하신 사항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민주당 "한동훈 기소계획서 유출, 한 달째 제자리"
민주당은 한 의원을 고리로 집중 공세를 펼쳤습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한 의원이 김 전 장관 후보자 의혹을 제기하며 공개한 기소계획서의 유출 경위를 두고 김향연 서울서부지방공소청장을 추궁했습니다. 김 청장은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던 검사와 직원들을 조사했지만 "현재 근무하고 있는 검사와 직원들이 유출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김 의원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아무도 조사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 벌써 한 달이 지났다"고 비판했습니다. 2022년 수원지검 수사관의 영장 정보 유출 사건은 한 달 만에 구속기소까지 마쳤다며 "검찰수사관에게는 전광석화처럼 엄격하게 대응하면서 검사들에게는 느슨하게 대응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김 청장은 대검 진상조사와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한 의원 딸 의혹도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2022년 11월21일 서울경찰청이 한 의원 딸의 저작권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국제형사사법공조 신청을 요청했지만, 같은 해 12월2일 서울중앙지검이 '사안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송부하지 않은 점을 짚었습니다. 박 청장은 "송부하지 않은 것이 기존의 업무 패턴에 비춰서 통상적이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서울광역공소청 등)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오른쪽은 정용환 서울광역공소청장 직무대리. (사진=뉴시스)
김태규 '폐족' 발언에 서영교 "허위사실"…고성 오가
검찰청 폐지 배경을 두고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까지 거론됐습니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꾼 것은 '검찰에 창피를 주려는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주당이 검찰을 향해 쌓아온 복수심에서 비롯됐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이 과거 스스로를 '폐족'이라 불렀다가 서거 이후 검찰에 책임을 돌렸다고도 했습니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서 그렇게 이야기한 적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폐족'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자신의 처지를 두고 쓴 표현이라며 김 의원 발언을 '허위사실'이라고 거듭 비판했고, 야당 의원들이 맞서면서 한동안 고성이 오갔습니다.
'특별감찰관' 임명 지연 공방도…여야 '서로 네 탓'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지연된 것에 대해서도 공방이 펼쳐졌습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지용 중수청장은 민주당 내에서도 여러 사람이 반대하는데 적격 의견과 부적격 의견을 똑같이 달아 바로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그날로 임명했는데, 특별감찰관은 왜 임명을 안 하느냐"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서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회의 불출석 때문'이라고 맞받았습니다.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되자, 서 위원장은 "야당에서 저렇게 요구하니 국감 끝나기 전이라도 가급적 빠른 날에 날짜를 잡아 통과시키자"라며 여야 간사에게 회의 일정을 합의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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