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배석된 것을 두고 '수사 독립성'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휘받는 청장의 하나일 뿐'이라며 정면 반박했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수사기관장 배석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를 위한 포석 아니냐는 공방이 번지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선 실익은 불분명한 채 '공소취소' 논란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중수청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청장은 19일 임명장을 받은 다음 날인 20일 청와대 국무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역대 정부에서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을 국무회의에 배석한 것은 처음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국무위원인 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을 거쳐 대통령의 뜻을 간접 전달하는 구조를 유지했습니다.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정권이 수사기관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왔던 겁니다.
이 관행은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외청장까지 국무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하면서 깨졌습니다. 올해 1월부터 구자현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회의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수사기관의 독립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비판이 이어지자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직접 글을 올려 반박했습니다. 21일엔 배석 불가론이 '위헌적 억지'라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답변을 공개하고, "중수청도 공소청도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의 지휘를 받는 청장의 하나일 뿐"이라고 적었습니다. 22일엔 "중수청에 대한 지휘·감독을 포기하는 것은 헌법과 정부조직법 위반으로 탄핵사유"라고 받아쳤습니다. 국무회의 규정상 의장인 대통령은 필요한 경우에는 주요 직위에 있는 공무원을 배석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판은 오히려 거세졌습니다. 국민의힘은 수사·공소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과 법무부 진상조사가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를 위한 '밑 작업'이라고 공세를 폈습니다. 여권에서도 비판이 나옵니다. 황현선 조국혁신당 최고위원은 지난 7일 "노무현·문재인 정부는 물론,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도 검찰과 경찰의 수장을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정례 배석시킨 사례는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해충돌 소지도 있습니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일부 법사위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을 빼고 이를 중수청과 경찰에 맡기는 공수처법 개편을 추진 중입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이 지나치게 많으니 이를 조정하자는 취지입니다. 개편이 현실화되면 대통령을 수사할 수 있는 기관의 수장이 매주 대통령 앞에 앉는 셈입니다. 앞서 지난 7일 '공수처 기능 전면 개편' 토론회에서 공수처는 "견제구조의 퇴보"라며 반대 입장을 냈습니다. 공수처는 대통령의 업무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 중앙행정기관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습니다.
법조계에서도 수사·공소기관장 배석의 실익부터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구체적인 지시가 없더라도 수사기관장이 대통령의 의중을 살피게 될 것이란 우려를 지울 수 없고, 외관상으로도 수사 독립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흔들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국무회의는 대통령이 지시하는 자리인데, 대통령의 의중을 살피게 되고 구체적인 지시가 없더라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일부 여권에서는 '우려대로 (부탁이 있으면) 개별적으로 하지 공식적인 자리에서 하겠느냐'라고 하는데 일단 절차상으로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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