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 강화군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접경 지역에서 북한 군인들이 전술도로 및 철책 건설 등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현민 기자]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을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서한을 보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지적하는 서한을 발송하자 맞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북한은 한국군이 자국 영토를 침범할 경우 자위권을 행사하겠다고 경고하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북한 주유엔 상임대표가 전날 안보리 의장에게 DMZ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서한에서 지난달 21일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을 한국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지뢰 폭발의 책임을 북한에 돌려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진행 중인 국경 요새화 작업을 방해하려 한다는 논리입니다.
북한은 이른바 '남부국경 요새화'가 외부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영토를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국군이 MDL을 넘어온 북한군을 상대로 실시한 경고사격을 문제 삼으며 유엔헌장 제2조 4항을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군사적 대응 가능성도 거론했습니다. 북한은 한국이 자국 영토를 1㎜라도 침범하거나 군인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유엔헌장 제51조에 규정된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충돌에 따른 책임은 한국 측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서한은 한국 정부가 지난 22일 안보리 의장국인 그리스에 전달한 서한에 대한 반박 성격이 짙습니다.
당시 차지훈 주유엔 한국대사는 약 2쪽 분량의 서한을 통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우리 장병들이 다친 사건이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한 대화도 촉구했습니다.
해당 서한은 안보리 의장의 승인을 거쳐 15개 이사국에 회람됐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 문제를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제기한 가운데 북한도 같은 외교 경로를 통해 반박에 나서면서 책임 공방이 유엔 무대로 확대된 양상입니다.
최근 북한이 MDL 일대 병력과 무기체계 증강 배치를 예고하고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 가능성까지 언급한 상황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경고사격 등 한국군의 대응 조치를 자위권 행사의 명분으로 삼고 있어 접경지역의 우발적 충돌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현민 기자 topef1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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