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유예 무게…남은 과제 산적
2029년 시행 가능성…현실화 시 네 번째 유예
해외 거래정보 한계에 과세 형평성 문제 부각
“시행일만 미뤄선 안 돼…과세체계 정비해야”
2026-10-26 16:27:51 ㅣ 2026-10-26 16:33:21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가 다시 미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정부가 미국의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 참여 시점과 국내외 거래소 이용자 간 과세 형평성 등을 고려해 2029년으로 시행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면서입니다. 현실화하면 2020년 과세 제도 도입 이후 네 번째 유예입니다. 업계는 한숨 돌리는 분위기지만 해외 거래 정보 확보와 새로운 거래 유형에 대한 과세 기준, 손실 이월공제 등 풀여야 할 과제는 산적한 모습입니다.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이미지=연합뉴스)
 
26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내년 1월1일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추가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 기회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과 미국의 CARF 참여 시점 등이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연간 소득에서 취득가액과 부대 비용 등을 제외한 뒤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당초 2022년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과세 인프라와 투자자 보호 제도 미비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연기된 바 있습니다.
 
추가 유예론의 주요 배경은 국내외 거래소 간 형평성입니다. 국내 거래소는 거래 자료 확보가 가능하지만 해외 거래소나 탈중앙화거래소(DEX), 개인지갑을 통한 거래는 소득 파악에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의 CARF 참여 전에 과세를 시작하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 상대적으로 세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김완용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는 “CARF가 시행되더라도 실제 어느 정도의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지, 이를 과세에 활용할 근거가 충분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간 형평성 문제가 해결돼야 제대로 된 과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거래소들도 세부 기준 확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 논의는 진행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작업 착수는 보류 중”이라며 “세법상 세부 기준과 요구 사항이 최종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시스템 구축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세 시행 전) 스테이킹·에어드롭·디파이 등 다양한 거래 유형에 대한 세부 과세 기준과 해외 거래자료 확보 체계를 충분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세 체계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제도가 처음 설계된 이후 스테이킹·에어드롭·디파이((DeFi·탈중앙 금융) 등 거래 유형이 다양해진 데다 현재 디지털자산 기본법 논의도 진행 중인 만큼 시장의 제도적 틀과 과세 기준을 함께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번 유예는) 공정하고 실효성 있는 과세를 시행할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며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통한 시장 제도화를 우선하고 합리적인 과세 체계를 마련한 이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2년 추가 유예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는 “이미 6년가량 과세 시행을 유예한 만큼 다시 2년을 미루기보다는 1년 정도 유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손실 이월공제와 면세한도, 디파이·에어드롭·스테이킹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유예가 결정되더라도 시행 시점만 늦추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 교수는 “가상자산의 종류와 거래 방식이 크게 달라진 상황에서 처음 만들어진 과세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단순히 2029년부터 과세한다고 정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과세 체계의 뼈대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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