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신세계·롯데쇼핑·이마트·현대백화점 등 국내 유통 대기업 4개사의 재무성과와 ESG·지배구조 지표를 비교한 결과, 수익성과 현금창출력, 재무건전성에서 기업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신세계는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률을 유지했지만 최근 3년간 하락세를 보였고, 현대백화점은 수익성 개선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비교 대상 중 가장 저조했습니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순손실과 차입금 증가를 기록했으며, 롯데쇼핑은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에도 단기 차입금 상환 부담이 컸습니다. 이번 진단은 2023~2025년 연간 실적과 2026년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주요 재무지표를 비교하고 신용등급, ESG 평가, 지배구조 핵심지표를 함께 살펴 각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점검했습니다.<편집자주>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의 사업 다각화 성과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백화점은 소비 회복과 외국인 고객 확대에 힘입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면세점도 흑자 기조에 안착하는 모습이지만, 가구 제조 계열사 지누스는 올해 상반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며 그룹 실적의 부담 요인으로 부상했습니다.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33.1% 증가하는 등 실적 회복에 성공했지만, 올해 들어 지누스의 부진이 재연됐습니다.
현금창출력은 최근 연간 실적과 올해 상반기 흐름이 엇갈렸습니다. 현대백화점의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7578억원, 2024년 7339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9862억원으로 34.4%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746억원으로 전년 동기 3619억원보다 24.1%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투자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 860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백화점이 견인한 실적 회복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4조23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779억원으로 33.1% 늘었습니다. 순이익도 2024년 8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415억원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사업별로 보면 백화점 부문의 매출은 2조4377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3934억원으로 9.4% 증가했습니다. 신규 점포 출점과 점포별 상품기획(MD) 개편 등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이 그룹 전체 영업이익을 웃돈 것은 다른 사업부문의 손실 등이 반영된 결과로, 그룹 이익이 백화점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백화점의 성장세는 이어졌습니다. 백화점 부문 매출은 1조27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5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2분기 매출은 64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고 영업이익은 1101억원으로 58.6% 증가했습니다. 명품·워치·주얼리·패션 등 주요 상품군 판매 호조와 외국인 고객 확대가 실적을 뒷받침했습니다.
다만 백화점의 호조가 곧 그룹 전체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부진 사업의 손실을 줄이는 것이 그룹 수익성 개선의 관건입니다.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1781억원으로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 2459억원을 밑돌았습니다. 백화점에서 창출한 이익이 다른 사업부문의 손실을 상쇄하는 구조인 셈입니다.
지누스, 흑자 전환 1년 만에 다시 적자…변동성 부담
가구 제조 부문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지누스의 지난해 매출은 9132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5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24년 54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다시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올해 상반기 지누스의 매출은 2871억원, 영업손실은 56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웃도는 손실이 반년 만에 발생한 셈입니다. 특히 1분기 301억원, 2분기 267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해 적자가 이어졌습니다. 2분기 매출은 14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7% 감소했습니다.
지누스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매트리스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미국 내 소비 위축과 고객사의 주문 감소, 관세 부담 등이 겹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흔들렸습니다.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은 판매량 감소로 이어지고, 수요 부진은 재고와 물류비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생산기지 다변화만으로 이러한 변수를 상쇄하기 어려운 만큼 비용 구조와 판매 전략 전반의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누스 관계자는 "주요 시장인 미국 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고객사의 매트리스 수요 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며 "다만 고객사의 주문량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되고 있으며 신규 ODM 계약 수주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 시장의 경우에도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고 국내 고객 맞춤형 제품을 지속 확대해 한국 사업 부문의 성장에도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재무 안정성은 유지…현금흐름과 투자 부담 관리해야
올 6월 말 현대백화점의 연결 기준 총자산은 11조9420억원, 부채는 5조5763억원, 자본은 6조3657억원입니다. 부채비율은 약 87.6%로 집계됐습니다. 유동자산은 3조5891억원으로 유동부채 4조2596억원을 밑돌았습니다. 유동비율은 약 84.3%로,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6705억원 많았습니다.
유동비율만으로 단기 유동성 위험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영업현금흐름 감소와 투자 지출 확대가 맞물린 만큼 운전자본과 자금 운용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지누스의 부진이 장기화하면 재고와 운전자본 부담이 커질 수 있어, 그룹 차원의 현금 배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규 점포 투자도 중장기 현금흐름의 변수입니다. 현대백화점은 2027년 복합쇼핑몰 더현대부산(가칭), 2028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경산점, 2029년 더현대광주(가칭) 개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규 점포는 성장 기반을 넓힐 기회지만 초기 투자와 개점 이후 고정비 부담도 수반합니다. 기존 점포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신규 투자 회수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면세점의 인천국제공항 DF2 구역 신규 영업에 따른 재고자산 증가가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쳤다"며 "향후 신규 점포 투자에 필요한 재원은 영업활동현금흐름과 보유 예금을 활용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부산과 광주, 경산에 초대형 신규 점포를 출점해 광역 상권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더현대 부산과 더현대 광주는 더현대 서울을 한 단계 발전시킨 모델로 선보이고, 경산에는 상권 내 최초 프리미엄 아울렛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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