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30일 서울 구로구 목동남로의 한 건물 7층. 통창 너머로 목동신시가지 11단지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이 11단지 재건축 수주를 위해 마련한 ‘목동 아이파크 라운지’입니다. 다음 달 2일 정식 개관하는 이곳은 미래의 집을 미리 겪어보는 ‘오감 체험관’에 가까웠습니다.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9개 단지가 연내 시공사 입찰을 마치고, 11단지를 포함한 나머지 5개 단지는 내년에 시공사 선정에 나섭니다. IPARK현산은 여러 단지를 동시에 공략하는 대신 11단지 한 곳에 역량을 쏟는 ‘온리원’ 전략을 택했습니다.
고상수 IPARK현산 목동사업 총괄 소장은 “과천에는 아이파크가 없는데 과거 실패를 교훈 삼아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11단지에는 IPARK현산을 비롯해 롯데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5개사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마련된 '목동 아이파크 라운지'에서 건너편에 위치한 목동11단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11단지는 김포공항 관제권에 걸려 최고 41층으로 제한됐습니다. 목동 대부분 단지가 최고 49층을 계획하는 것과 대비됩니다. 41층도 1~2개 동에 그치고, 단지 안 계남초·봉영여중·목동고에 인접한 동은 20층대로 낮아집니다. IPARK현산은 이 제약을 오히려 장점으로 해석했습니다. 서북쪽 계남근린공원, 북쪽 신트리공원, 남쪽 갈산공원이 단지 삼면을 감싸고 있어서입니다.
고 소장은 “학교가 있으면 인허가는 까다롭지만, 학교 위로는 건물이 올라갈 수 없으니 그 방향 조망은 모두 열리게 된다”며 “11단지는 외곽이 아니라 목동의 초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저층 조망을 살리기 위해 해외 설계사와의 협업도 검토 중입니다.
단지가 두 구역으로 쪼개져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IPARK현산은 남은 기간 두 구역을 잇는 방안을 연구해 동선과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겠다는 구상입니다. 고 소장은 “지난해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에서는 지하 연결을 앞세운 ‘커넥션’이 경쟁력이었다”며 “목동에서는 ‘체험’을 키워드로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목동 아이파크 라운지' 콘텐츠 존에 설치된 '3중 시스템 단창' 체험 공간에서 장현욱 IPARK현대산업개발 차장이 방음 창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라운지 콘텐츠룸에 들어서자 스피커에서 항공기 소음이 쉼 없이 흘러나왔습니다. 장현욱 IPARK현산 도시정비수주팀 차장이 독일산 3중유리 시스템 단창을 밀어 닫고 압착 잠금을 하자 실내를 채우던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습니다. 회사 측은 시연 제품을 그대로 설치하기보다 동급 이상의 소음 차단 창호를 제안하고, 소유주가 이중창을 원하면 이를 반영해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옆 공간에서는 터치스크린으로 헤링본 바닥재나 창틀 색상을 고르면 거실 모습이 3D 영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아트월에는 통상 규격보다 큰 가로 1200㎜·세로 2700㎜ 세라믹 패널을 설치해 직접 만져볼 수 있게 했습니다. 공항 인근이라 드론 촬영이 금지된 점을 고려해 AI로 41층 높이의 조망을 구현한 영상도 준비했습니다. 카페에서는 로봇팔이 음료를 만들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회사 측은 반응이 좋으면 로봇 카페를 단지 커뮤니티에 제안하고, 계열사 HDC랩스와 함께 로봇 주차와 실내 공기질 관리 등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상수 IPARK현대산업개발 목동 담당 소장이 30일 'IPARK 라운지'에서 자사의 특화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고 소장은 결국 승부는 분담금에서 갈린다고 강조했습니다. 11단지 소유주는 50~60대가 많고 실거주 비율은 40% 안팎입니다. 기존 평형이 21·25·28평에 그쳐 외부에 사는 소유주가 많은 만큼, 전용 59·84㎡ 구성을 얼마나 잘 뽑느냐가 관건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대형사 가운데 부채비율이 낮은 편이라 이주비와 사업비 금리에서 유리한 조건을 낼 수 있다”며 “용산에서도 늦게 뛰어들었지만 금융 조건 덕분에 62%의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IPARK현산의 올해 6월 말 연결 부채비율은 128.5%로, 지난해 말보다 8.0%포인트 낮아졌습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8097억원이며, 단기금융상품까지 합하면 9087억원 규모입니다.
공사비에 대해서는 “주변 단지가 3.3㎡당 930만~1010만원 수준”이라고만 언급했을 뿐, IAPRK현산의 제안 금액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번 사업은 이익보다 목동에 깃발을 꽂겠다는 경영진 의지가 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입찰공고는 내년 4~5월, 시공사 선정 총회는 7~8월로 예상됩니다.
광주 사고 이후 흔들린 안전 신뢰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입니다. 영업정지 처분을 둘러싼 소송도 진행 중입니다.
고 소장은 “화정 현장은 전면 철거 후 넉넉한 보상을 한 뒤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며 “영업정지 처분 당시 조합원 약 95%가 탄원서를 내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회계상 손실 처리를 이미 마쳐 현재 자금 사정과는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영업정지 영향에 대해서는 “자체 사업의 선분양에 해당하는 사안이고, 대법원 판단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내년 목동 수주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라운지에서 선보인 창호와 AI 서비스, 해외 설계 협업 등은 아직 확정된 설계나 적용 사양이 아닌 제안 단계입니다. 체험관에서 그린 미래 주거의 모습이 실제 입찰 제안서와 계약 조건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담길지가 수주전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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