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남숙기자]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40대 후반의 젊은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취임 두돌을 넘기고 임기 3년차에 들어섰다.
지난 2009년 지지율 61%라는 화려한 데뷔로 대통령직을 맡았던 오바마 대통령의 현재 지지율은 53%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뉴스의 공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8개월 만에 다시 50%를 넘어섰지만 그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 경제 성적표 '양호'..올해 3%대 성장
오바마 대통령은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경제위기를 떠안고 취임해 경제회복을 위해 708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공적자금을 받았던 은행들은 흑자로 전환했고 파산 위기에 몰렸던 포드자동차도 최근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동시에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양적완화정책으로 시장을 안정시켰고 달러 약세 기조를 공고히 해 2년이 지난 지금 경제는 적어도 외견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취임 직후 지난 2009년 3월 6000포인트까지 밀렸던 뉴욕의 다우지수는 24일 종가 기준 1만1982포인트를 기록해 이제는 1만2000포인트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인상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했던 2009년 1분기의 -6.4%에 비해 올해 성장률은 3%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 2년 동안 미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데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 과도한 재정지출, 인플레이션 압박 '걸림돌'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따른 재정지출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가장 큰 숙제다.
많은 미국인들은 공화당이 추진하고 있는 재정적자와 재정지출 규모 축소 정책에도 지지의사를 밝혔다.
공화당은 재정지출을 2008년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해 1000억달러의 예산을 감축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총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50%대에 달하는데, 가계 부채 뿐 아니라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등 공공부문의 재정 위기가 심각한 편이다.
두 차례에 걸쳐 1조6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썼던 오바마 정부가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펴기에는 역부족이다.
미국의 지난해 재정적자는 1조3000억달러. 지난달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은 감세 정책을 2년 연장하는 데 합의했으며 이는 연방적자에 약 8580억달러의 적자를 더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0억 달러 이상의 빚을 안고 있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주요 지방정부는 공무원 감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미국이 재정적자를 줄이지 못할 경우 현재 '트리플A(AAA)'인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여기에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5% 상승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고 경제가 회복국면인 만큼 인플레 압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는 양적완화 정책으로 CPI 상승률이 올해 말에 1.5%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5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은 새해 국정연설에서 정부의 재량지출을 4000억 달러 줄일 것이라고 밝힌 만큼 재정지출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쌍둥이 적자의 끝은 어디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무역적자는 경기침체로 인해 감소했지만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 폭이 늘어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재정적자와 더불어 무역적자까지 겹치며 이른바 '쌍둥이 적자'라는 오명을 씻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무역격차 해소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은 450억달러 규모 대중국 무역과 투자계약을 얻어냈다. 이로써 미국내에 23만5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무역적자는 2750억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적이 있는 만큼
이번 합의로 대중 무역적자에 대한 미국내 비난 여론이 다소 누그러 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열린 총격사건 추모행사 연설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이끌어 낸 오바마 대통령는 재선을 위한 디딤돌을 밟고 있다.
뉴스토마토 박남숙 기자 joi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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