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지영기자] 영국과 캐나다의 증권거래소 합병설이 나온지 하루 만에 뉴욕과 독일도 거래소 통합을 예고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주식거래소(LSE)와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TSE) 운영사인 TMX그룹이 합병에 합의한데 이어 독일 증권거래소 도이체 뵈르제(Deutsche Boerse)도 뉴욕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NYSE Euronext)인수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거래소 통합 소식이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일부 거래소들의 합병 추진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NYSE는 2006년5월 유럽의 유로넥스트 통합에 이어 2008년 아메리칸 거래소를 통합해 규모를 키웠다.
지난 10월에는 싱가포르주식거래소(SGX)도 호주증권거래소(ASX)를 85억달러규모에 인수해 세계5위 규모의 통합거래소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연이은 합병설에 거래소 주가도 모두 올라 NYSE는 14%, LSE 9%, TMX는 6%로 상승 마감했다.
◇ 경쟁력 강화로 시장점유율 확대 기대
합병을 결심한 증권거래소들은 경쟁력강화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LSE와 TSE가 합병할 경우엔 에너지·원자재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 질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이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자산가치 중에서 에너지·원자재 공급은 22%를 차지하고있는데 관련회사 중 36%는 LSE에, 50%는 TSE에 등록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SE에는 대형공산업체들이 많고 TSE에는 금광업체와 광산업체들이 밀집해 있어 통합거래소가 설치되면 상장 광산업체만 6300여개에 이르게된다.
NYSE에 상장된 업체보다 1800개 많은 수치다.
리차드 헌터 영국 자산 대표는 "신흥 시장에서 금속 관련 수요가 최고조에 달한다"며 "이번 합병이 LSE의 입지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캐나다 몬트리올거래소 대표 역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합병이 필수라고 말한다.
그는 "규모를 키워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지금같은 상황에선 가속화되고있는 합병 바람에 몸을 실어야 한다"고 전했다.
◇ 비용절감 효과
또 다른 의견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가 꼽힌다.
뢉 그룬드리거 그라운드레이어 자산운용회사 대표는 비용으로 인한 동반효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LSE와 TMX는 합병 2년이면 연간 560만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고 DB와 NYSE유로넥스트는 정보기술(IT) 시스템과 기업 경영 통합으로 4억달러의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이와같은 합병은 잦을 것이라 전망한다.
토마스 칼드웰 칼드웰 보험회사 대표는 이로인해 "10년안에 3~4개의 거래소만이 세계 주식 거래를 좌지우지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DB와 NYSE유로넥스트의 합병이 현실화되면 장이 열리는 시간도 연장돼 미국인들은 외국 자산에, 외국인들은 미국 자산에 투자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보면 투자자들은 하루24시간 일주일 내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 합병 가로막는 걸림돌
하지만 거래소 통합으로 투자자들이 주식의 안전성에 회의를 가질 거란 우려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NYSE유로넥스트가 장중일 땐 시장 모니터가 가능하지만 마감이 없는 거래 시장을 감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LSE와 TSE의 합병에도 예의주시해야할 부분은 있다.
과거 캐나다 서부 서스캐처원州에서 포타쉬 기업의 적대적 M&A를 차단한 적이 있는 캐나다 정부가 합병에 반기를 들고 나설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캐나다 법은 인수합병으로 인해 국가에 순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엔 외국인의 인수를 거부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한편 독일 증권거래소는 한때 NYSE와 런던증권거래소를 상대로 합병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어 이번 NYSE유로넥스트와의 합병설의 향후 행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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