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17일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 대전저축은행의 모회사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이다. 이 은행의 주력 계열사 은행으로 손 꼽히는 곳 중 하나가 서울 강남 논현동에 있는 중앙부산저축은행이다.
2년전 가을 기자가 취재를 위해 이 은행을 찾았을 때 한 유명 가수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이 은행은 자사 건물인 워터게이트 빌딩 중 1~4층을 영업공간, 5층은 전시장, 6층은 공연장으로 쓰고 있었다. 강남구청은 이 건물을 '아름다운 건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 중앙부산저축은행이 있는 서울 논현동 워터게이트 빌딩
당시 이 은행 관계자는 "기획사를 따로 두고 매달 공연이나 전시회를 여는데, VVIP 고객 중 엄선해 이 공연에 초청한다"고 자랑했다. 출연진만 해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가수와 연주자, 궁중악단 등이어서 '자산 업계 1위'(당시 9조원) 다운 여유가 묻어났다. 이 은행을 찾는 사람들이 강남의 고액자산가들이라는 사실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만 1년이 조금 더 지난 17일 오전 이 은행은 예금을 빼가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강남의 대표 '명품 은행'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사태)이 발생한 것이다.
"여유가 생기면 국제업무, 신용카드업에도 진출하고 싶다"고 말하던 당시 관계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건설 경기 침체 후 부동산 프로젝트대출(PF)부실 문제가 불거진 게 하루이틀도 아닌데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뱅크런까지 발생하게 된 걸까?
똑같은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은행 건전성을 챙긴 경영진이 있는가 하면 끝을 모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부동산 PF대출을 늘린 저축은행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이 '탐욕'과 '투기'의 대명사라고 한다면 부동산 PF대출도 그 연장선상에 닿아있다. 투기와 탐욕의 파국이 중앙부산저축은행이라면 과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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