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런' 공포 계속..저축銀 영업정지 더 있을까
17일 1000억원 인출..예금자들 불안감 확산
당국 '뱅크런 생기면 추가 영업정지'..오늘 고비
2011-02-18 09:15:34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부산, 대전저축은행의 영업정지 후폭풍이 만만찮다. 고객들은 추가로 영업정지를 받는 저축은행이 있는지 불안해하고 있다. 
 
부산·대전 저축은행은 부실로 인한 자본잠식에다 고객들의 '뱅크런'(예금인출사태)으로 인해 파국을 맞았다는 점에서, 향후 고객 불안감으로 인한 뱅크런이 이어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중 추가적인 영업정지는 없다"고 밝혔지만, 부실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주말을 앞두고 뱅크런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
 
◇ 허공으로 날아간 돈 2000억 넘어
 
18일 아침 출근길에 만난 김 모씨(54, 회사원)는 "부산, 대전 하니깐 지방 이름이 들어간 저축은행은 영업을 다 중단하는 건지 걱정된다"며 "이러다 2금융권 전체가 위험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추가 영업정지는 없을 것'이란 감독당국의 언급에도 불안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전날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은행인 중앙부산저축은행, 부산2저축은행은 예금 인출 고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돌려받지 못하는 돈>
  부산저축銀 대전저축銀
5000만원 초과 1292억 92억
후순위채 594억 135억
  
(자료 : 금융감독원)
 
◇ 법적으로 5000만원 초과 예금과 후순위채는 영업정지 후 보상받지 못한다. 17일 부산,대전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보상받지 못할 액수는 약 2113억원에 이른다.
 
중앙부산저축은행의 경우 오전 중 대기번호가 이미 1000번을 넘었고 다음 날 와야 할 정도로 예금 인출자가 많았다. 하루 최대 소화할 수 있는 고객이 1000명 정도에 불과한데 배 이상 찾아온 것. 하루 평균 30억~40억원에 불과한 인출대금은 200억원 이상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7일 전체 업계서 빠져나간 돈은 1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18일은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다. 불안 심리에 예금인출자가 더 많아질 수 있다. 17일 급작스런 영업정지에 시간을 내지 못한 고객이 더 찾을 수도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뱅크런이 발생하지 않는 한 추가 영업정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바꿔말하면 "추가 영업정지가 있다면 뱅크런이 생긴 경우"가 된다. 부산, 대전 저축은행 외 나머지 계열은행에서 추가 영업정지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전체 예금액 5000만원 이하 비율은 91%"라며 "나머지 10% 정도가 영업정지 시 초과금액을 돌려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 고객들 "건전성보다 순익 따져"
 
정부는 이같은 불안을 잠재우고자 정책금융공사, 4대 시중은행 등을 통해 3조원을 예금 준비금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관치로 자금을 동원, 메꿔준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
 
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5% 미만인 5곳을(보해·도민·우리·새누리·예쓰 저축은행)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감독당국은 "이들 5곳은 현재 대주주 증자, 외부 자본 유치를 통해 정상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 일부 은행은 오히려 예금이 늘기도 했다. 반면 중앙부산저축은행 인근 W저축은행의 경우 예금이 소액 인출됐다.
 
안호중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과장은 "다른 은행에서 빼낸 돈을 맡긴 고객 외에 순수하게 돈을 맡긴 고객도 많았다"며 "고객들이 건전성과 순익 등 '장사 잘하는 은행'을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은행은 작년 상반기 105억원에 이어 하반기 289억원 등 업계 중 순익이 제일 좋았다. 
 
반면 W저축은행의 경우 건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충당금 적립 등으로 작년 하반기 적자가 났고 중앙부산저축은행 인근에 있다는 이유 만으로 동요하는 고객 때문에 예금이 소액인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BIS비율, 고정이하여신 등 건전성 비율 외에 저축은행의 꾸준한 수익성을 고객들이 먼저 알아볼거란 분석이다.
 
앞서 예금보험공사 역시 "88클럽에 외에 기본자기자본 비율이 5% 이상, 지난 4~5년간 꾸준하게 당기순익을 냈다면 비교적 믿을 만하다"고 밝혔다. PF비율이 얼마나 높은지도 따져야 한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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