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깜짝 인상했던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부의 미시적인 물가안정대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공개된 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정부의 미시적인 물가안정대책은 단기적으로는 유효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공공기관의 경영부실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위원도 "물가안정대책이 유효한 결과를 낳지 못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가 물가와 전쟁을 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오히려 증폭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유동성이 과다한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일부 품목의 가격상승을 억제하는 가운데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게 되면, 상대가격 왜곡으로 더 심한 물가불안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면서 "일부 품목의 가격상승 억제를 통해 전체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집행부 역시 "정부의 미시적 물가안정대책이 단기적으로 가격안정 효과를 거뒀으나,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와 물가흐름이 주된 인플레이션 결정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에서는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가중으로 인한 가계부채 우려도 제기됐다.
한 금통위원은 "그 동안 금융자산이 많은 상위 소득계층이 가계부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봐왔다"면서 반면 "OECD국가 대비 우리나라의 순금융자산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 유지는 가계의 저축의욕을 저하시키고, 부채비율을 높이는 등 가계부채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금통위원의 무상급식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한국은행 집행부는 "무상급식은 급식가격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비용지출의 주체만 가계에서 지방정부로 이전하는 것이므로 실제 인플레이션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다만 소비자물가지수가 하락하는 효과는 있다"고 답했다.
한편 열석발언권을 행사한 임종룡 기획재정부 차관은 "공급측면에서의 물가충격이 강화되고 있으며, 수요측면에서도 상승압력이 점차 현재화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현재의 경제상황 하에서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물가안정에 두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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