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부산, 경남간 지역 갈등에서 정치 쟁점으로 번진 동남권신공항 사업이 백지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중점적으로 가중치를 부여할 경제성 부분에서 밀양과 가덕도 모두 합격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망대로라면 양측 모두 사활을 걸고 진행했던 '신공항 유치의 꿈'이 무너지면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을 것으로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입지전 양상이 지역 갈등 심화와 여당 내부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일찌감치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정부 논의가 일정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정부 관계자는 "항공수요가 늘어난다고 반드시 공항을 추가로 건설할 필요는 없다. 더 이상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공항이 건설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정치적 압력에 따른 신공항 입지선정은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국토부, 입지 선정 난항...30일 발표 가능할까
국토해양부가 구성한 입지평가위원회는 지난 24~25일 이틀 동안 가덕도와 밀양 후보지를 현지 답사했다.
이후 각 지역 시민의견과 평가단의 항목별 평가를 종합해 오는 30일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에 앞서 29일에는 두 후보지에 대한 현지답사와 지자체 발표를 청취하고 분과별로 재 토론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항공, 교통, 지역개발, 환경 등 19개 관련 기관(단체)으로부터 전문가를 추천 받아 81명의 평가단 풀(pool) 중 27명을 선정, 운영한다.
특히 경제성 분야에 가장 높은 가중치를 부여해 평가하는 한편, 합격 기준이 되는 절대점수를 넘지 못하면 점수가 경쟁 후보지 중 가장 높다 해도 사업지로 선정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지역에 대한 현장실사 결과 경제성과 운영의 실효성, 환경성 등 전반에 대한 평가가 그리 높지 않았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발표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평가 결과가 집계된다 해도 과열된 지역 주민들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지역 주민 반발은 양쪽 중 어느 한쪽만 정해져도 예상되는 것이지만, 정치적 파장은 사업이 전면 백지화 될 경우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경제성 없는 게 다일까...이미 결정된 사안(?)
최근 국토부의 입지선정위원회 구성과 입지선정 최종 결론시일이 발표되기 전부터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는 밀양과 가덕도 어느 한곳도 선정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부산과 경남 간 지역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경제성 여부를 떠나 어느 한 쪽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개됐기 때문이다.
신공항 문제가 정부와 여당은 물론 전국적인 정치 쟁점으로 확대 되면서 일각에서는 발표 자체가 4.27 재보선 이후로 연기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돌고 있다.
여당 한 인사는 “신공항 문제가 정치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신공항 입지 선정이 백지화 될 경우 그 공백을 채워줄 대안을 빨리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전했다.
◇김해공항 확장 사업으로 선회하나?...주민 폭발 대비도
동남권 신공항 사업이 백지화될 경우 정부는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해 영남권 공항 이용 수요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백지화 발표 이후 김해공항 확장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검토 작업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역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돼 진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정부의 평가 기준 자체에도 지역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데다 지역 주민들은 사업 백지화가 아닌 ‘우리 지역 유치’를 위해 경쟁해 왔기 때문이다.
경남과 부산의 민심이 정부에 대한 사업백지화 철회 요구와 함께 불만으로 확대 될 경우 정부로서도 당장 김해공항 확장 사업에 손을 대기가 쉽지 않다,
한편, 동남권 신공항은 지난 2006년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 기업인들의 건의를 받아 검토를 지시하면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8월 대선후보 시절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하면서 입지선정이 구체화 됐다.
뉴스토마토 박관종 기자 pkj3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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