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정부가 연초 내세웠던 '5% 성장· 3% 물가'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6.2%에서 올해는 4%대로 곤두박질 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는 올 들어 3월까지 석달 연속 물가가 4%를 넘은데 이어, 국제유가 불안과 기상이변 지속에다 물가상승이 고착화하면서 1분기 이후에도 물가고공 행진이 지속될 것이란 예상에 근거하고 있다.
또 큰 폭의 금리 인상과 환율 하락이 따라오면서 내수와 수출이 둔화되면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 재정부 "유가·日 지진 여파 확인후 성장목표치 수정할 수도"
7일 윤종원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하면서도 "1분기 경제성장률을 확인해 유가와 일본 대지진의 여파가 미친 영향을 측정한 뒤 성장목표치를 점검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윤 국장은 "오는 6월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할 때에는 점검된 내용을 바탕으로 성장목표치를 수정할 수 있다"며 "만약 그보다 일찍 경제불확실성의 안개가 사라지면 6월전에 발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 한은 "원유 수입가 상승은 물가상승과 성장률 하락 요인"
올해 성장률을 4.5%로 전망한 한국은행도 성장률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중식 한은 조사총괄팀장은 "전망의 전제인 원유도입단가가 상당폭 오르게 될 것"이라며 "분명 물가를 올리고 성장률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원유도입단가가 오르면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오르고 경상수지 전망치는 내려간다"며 "오는 13일 성장률과 물가 등과 관련된 한국은행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원유도입 단가가 3월에 배럴당 103.5달러 정도될 예정이고, 3월 원유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4월에는 그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을 4.5%로 전망했던 전제는 연중 87달러의 원유도입단가였다. 그러나 1분기 일평균 원유도입단가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 정부의 당초 전망치 85달러보다 18.2%올랐다.
◇ 서비스요금 상승 등 고물가 고착화.."물가관리 위해 성장률 희생 클 수도"
최근 물가상승은 지난해부터 커진 기상이변과 유가급등, 올초 구제역 등의 '외부요인'의 영향도 컸지만 정부의 고환율 정책까지 겹치면서 고착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선식품과 수입원자재, 석유제품 가격 뿐 아니라 공산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산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은 한번 오르면 다시 하락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어 앞으로 고물가가 계속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5%성장과 3%물가가 가능할지 모르지만 성장률이 5%가 되려면 물가는 3.5%가 돼야한다"며 "이미 물가가 4%를 넘었는데 5%성장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상승 충격이 오면 상당기간 물가가 오르는 지속성이 높다"며 "공급과 수요 양측면에서 물가상승 요인이 많아, 물가를 잡기 위해 희생해야 할 성장률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유가 급등이 경제활동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기름값이 배럴당 25달러 상승하면 2012년까지 OECD 회원국의 경제활동은 0.5%p줄어들고 물가는 0.75%p 급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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