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주기자] 보수적인 색채가 짙은 금융권에도 여풍이 거세다.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 특유의 꼼꼼함과 유연함이 강점으로 부각되면서 금융권에도 여성 인력의 증가라는 양적인 측면 뿐 아니라 여성의 활동 무대가 넓어지는 등 우먼파워 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 한은 여성신입행원 비율 꾸준히 증가..고위직 진출도
15일 한국은행과 시중은행 등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한은의 전체 신입행원 가운데 지난 2009년 전체 신입행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2%가 여성이었다.
2000년 한은의 여성 신입 행원 비중은 5.1%에 불과했다. 2011년에는 25.6%로 전년보다 줄긴 했지만 10년을 놓고 보면 여성 신입행원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세다.
남성 일색이었던 고위직에 진출한 여성도 눈에 띈다.
2000년말 3.5%였던 한국은행의 책임자(4급 이상)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7년 7.0%, 2010 년 7.7%를 기록했다가 올해 3월에는 8.3%로 늘어났다.
과거의 남성 인력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영역에 진출한 여성의 행보도 돋보였다.
한국은행의 경우, 과거에는 전원 남성 인력이 담당했던 외환시장팀 운용 담당 조사역에 여성이 진출하기 시작했다.
오인석 한국은행 인사관리팀장은 "현재는 여성 인력 특유의 유연함과 섬세함 등 여성의 장점 살려서 보완하는 추세"라며 "박사급 여성 인력이 증가하면서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여성 인력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행에서 2급(부국장)으로 승진한 여성 인력이 과거에는 전혀 없었지만 2002년 1명, 2005년 1명, 그리고 올해 1명이 추가되는 등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2급(부국장) 승진자 두 명은 현재 정년 퇴직한 상태다.
◇ 시중은행들도 임원급 여성 진출 활발
각 시중은행들도 최근 여성 임원을 전진배치했다.
기업은행(024110)은 권선주 부행장을 카드사업부문 부행장으로 승진 발탁했다. 강한 추진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권 부행장은 기업은행의 첫 여성 부행장이다.
KB국민은행도 핵심부서로 꼽히는 여의도 본점 영업부장에 여성인 박순옥 부장을 배치하고 지난해 말 부점장급 승진 인사에서 여성 인력 비율을 전년도 5.4%에서 7.8%로 늘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홍성대 신임 영등포영업본부장, 이남희 자금운용지원부 본부장 등 여성 영업본부장 2명을 승진 발령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에는 전문적인 식견에 여성 특유의 꼼꼼함과 분석력을 강점으로 활약하고 있는 여성 임원들이 상당수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어 능력 등 우수한 여성 지원자들이 늘고 있다"며 "금융권에서 제한된 역할을 했던 여성 인력이 점차 진출 분야나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임효주 기자 there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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