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청와대가 기획재정부 장관에 박재완 현 고용노동부 장관을 내정하면서 이명박 정부 3기 경제팀을 이끌 수장 인선을 마쳤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인물이다.
특히 박 장관은 행시 23회로 83년 감사원에서 부감사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2년동안 재무부 사무관(92~94)을 지냈지만 이후 성균관대학에서 교수로 지낸 '학자 출신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비서실장격 역할을 한 만큼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이번 인선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장관이 맡게 될 3기 경제팀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6일 아시아개발은행(ABD)44차 연차총회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장보다 물가가 더 어렵다"며 물가를 안정 궤도에 올려놓지 못한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만큼 서민생활 안정을 담보로 한 '물가'가 최대현안으로 꼽힌다.
물가는 지난 4월까지 4개월 연속 4%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경제연구기관과 국제기구들이 물가 전망치를 수정하고 있는 상황으로 정부의 올해 물가목표치 3%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현 정권 취임 후 일자리를 매년 60만개, 임기 동안 300만개를 창출하겠다 공약(公約) 은 지난 3년 동안 39만6000개에 지나지 않아 공약(空約)이 돼가고 있다.
고용부 장관에서 재정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박재완 장관도 재정부 내정직후 인사말을 통해 "참으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서민생활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사심없이 올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2기 경제팀 수장 윤증현 장관은 '물가'와 함께 '재정건전성'에도 정책중점을 뒀다.
그러나 중앙·지방정부 부채와 공공기관 부채를 합한 총 국가채무는 740조4000억원.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795조4000억원으로 1년 동안 무려 60조원 이상 급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년간 무려 26%가 늘어난 셈이다.
더구나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 해소를 위해 기준금리를 두달에 한번 꼴로 인상해 시중금리도 덩달아 올라 가계는‘2중고’를 겪고 있다
유철규 성공회대 교수는 "정부가 가계부채를 이유로 금리인상을 주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가계부채를 늘리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재완 장관이 풀어야 하는 숙제는 부동산시장 안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말 기준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전국 평균 58.9%로 지난 2004년 11월(59.5%) 이후 6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셋값 비율은 2009년 2월 이후 26개월 연속 상승세다.
참여정부 시절 도입한 부동산정책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를 제외하고 모든 규제를 풀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복지예산을 늘려 양극화를 해결하자니 재정건정성 문제가 발생하고,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자니 가계부채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이번 3기 경제팀은 정책딜레마가 큰 상황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번 박재완 장관의 내정에 대해 이 교수는 "관료중에 일잘하는 사람을 선택한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경제가 난맥에 빠져 무거운 책임감을 갖게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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