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카드사들이 최근 잇따라 현금서비스, 카드론 경쟁에 나서고 있다. 금리가 낮아져 고객에게 이득이 된다는 측면이 있는 반면 가계 신용대출 위험에 대한 경고도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카드는 최근 일부 고객에게 한도 증액과 카드론, 현금서비스 금리 인하를 소개한 안내문을 발송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이 회사 카드론인 '이지론' 이율은 연 27.5%에서 16.5%로, 한도증액에 동의한 고객의 현금서비스 이자는 연 20.9%에서 14.63%로 낮췄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마케팅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일뿐, KB카드가 최근 업계간 경쟁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시각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이달 초 이례적으로 ‘체크카드론’을 출시했다. 카드 회원 중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인 고객에 한해 연 12.9~25.9%의 금리로 최고 5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체크카드는 통장 잔액 내에서만 쓸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신용심사를 거치지 않는다. 교통카드 부가 기능에 대해 소액 여신(한달 10만원 선)을 제공한 경우는 있었지만 카드론처럼 신용대출을 제공한 것은 신한카드가 최초다.
◇ 카드론·현금서비스 '돈되는 시장'이지만 '독이 든 사과' 될 수도
카드사들이 이처럼 현금서비스, 카드론에 적극적인 것은 한 마디로 '시장'이 되기 때문.
정부의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력에 따라 기존 수수료만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업계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종 할인, 이벤트로 마케팅 비용도 많이 든다.
반면 카드론, 현금서비스 시장은 다르다. 연 평균 33%나 급성장했다.
작년 카드사들의 카드론 실적은 24조원으로 전년도 18조원보다 33.3%나 늘었고 수익 역시 1조4000억원으로 33% 커졌다. 올 1분기에도 상위 6개 카드사의 카드론 실적은 벌써 5조4500억원을 보여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7%나 커졌다.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6~10%대지만 신용등급이 높아야 하고 서류 제출도 까다롭다. 6등급 이하 고객이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 캐피탈사의 신용대출 금리가 평균 20%대 후반인 것을 비교하면, 최근 카드사들은 금리를 낮춰 이들 고객의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간 경쟁 치열로 소비자는 실제 예전보다 저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하지만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는 저신용자들이 현금서비스, 카드론을 주로 이용한다는 점을 놓고 보면 '독이 든 사과'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런 위험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다"며 "과도하게 현금서비스 비중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전체 카드업계를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테스트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카드 대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카드발급 실태 전수조사를 마치는 대로 다음 달 부터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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