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혜진기자] 비자금 조성 혐의로 담철곤 회장에 이어 부인인 이화경 사장까지 소환되며 ‘정(情)’ 이란 브랜드에 큰 타격을 입은 오리온이 '효자' 초코파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사상 초유의 악재 속에서도 중국과 베트남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초코파이 때문에
오리온(001800)의 주가는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
오리온은 오너 일가가 회사 돈으로 미술품을 사들이고 최고급 외제 차량을 리스해 사용해온 것이 드러나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일순간 잃었다.
비자금 조성을 위해 위장계열사, 미술품 거래, 고급빌라 건축 등 치밀한 방법을 동원해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후 담 회장은 개인 돈으로 횡령금 전액을 변제하는 등의 자구책을 썼지만 결국 기소를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된 언론 보도가 집중되자 오리온은 최근까지 운영하던 기자실마저 폐쇄해버릴 정도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그러나 이런 악재를 비웃듯 오리온의 주가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오리온의 종가는 45만2000원. 비자금 조성 의혹이 최초 보도된 지난 4월 22일에 비해 10% 이상 올랐다.
상승 이유는 바로 중국과 베트남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급성장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사업의 경우 투자회수기에 접어들어 연평균 25% 이상의 매출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초코파이'를 비롯한 파이류, 스낵, 껌, 비스킷이 고른 인기를 얻고 있어 사업 포트폴리오 역시 안정적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내년에는 중국 매출이 한국 매출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의 중소도시에까지 유통망이 뚫린다면 매출 성장세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시장은 중국보다 규모가 작지만 '초코파이'를 제사상에 올리는 집이 생길 만큼 인기를 끌고 있어 내년부터는 시장이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초코파이’의 매출 증가율은 무려 50%를 넘어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담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더라도 담 회장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기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베트남의 사업이 초기단계를 벗어나 기존에 론칭해놓은 브랜드에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경영공백이 생기더라도 1~2년 정도의 단기라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담 회장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전문경영인(CEO) 체제로 간다면 리스크가 아니라 오히려 사업을 더 견고하게 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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