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헤지펀드 연내 도입을 앞두고 증권가에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선점하기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프라임브로커는 헤지펀드에게 운용에 관련된 설립, 차입, 투자자금, 주식을 빌려주는 대주 등을 도와주고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회사들의 경우 수익의 5분의 1 이상이 프라임브로커리지에서 나올 정도로 증권사들에겐 놓칠수 없는 황금 시장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프라임브로커의 자격 제한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프라임브로커로 유력시되는 증권사는 자기자본 2조원 이상인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자기 자본 2조원이 안되는 증권사들도 자격요건에 대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고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준비 중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초기에는 자기자본 규모 4~5조원 이상인 증권사에 한한다고 했다가 최근 2조원 규모로 낮췄듯이 앞으로도 계속 낮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를 담당할 부서를 신설하고 해외 헤지펀드 운용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헤지펀드에 대비중이다.
대우증권은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와 관련 지난 2월초에는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인 밀레니엄파트너스사와 영국 에스팩 캐피탈(Aspect Capital), 스위스 하코트(Harcourt)사와 전략적 제휴선을 구축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7월 설립한 헤지펀드를 전담하는 AI(Alternative Investment) TF를 올해 정식 팀으로 승격한 상태다. 팀원 8명 중 6명이 헤지펀드 실무 경험이 있다. 지난해 3월 글로벌 대안투자 전문운용사인 맨 인베스트먼트와 전략제휴를 체결해 현재 11개 재간접헤지펀드를 사모로 판매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설립한 AI 그룹을 스핀오프(사내분사) 방식을 통해 헤지펀드운용을 전담할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08년 8월 프라임브로커 서비스팀을 만들고 이 팀을 올 2월 업계에서 유일하게 실(室)로 승격시켰다. 또 지난해 9월 GIS(Global Investor Services)본부를 신설하고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일 때 자금을 관리해주는 커스터디 업무를 했던 경민수 상무를 GIS본부장으로 영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08년 2월 지주사 차원에서 직접 해외에 헤지펀드를 설립해 운용하는 한편, 사내에 자산운용팀(Internal Hedge Fund 전략운용팀)을 신설해 운용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추후 헤지펀드 운용은 한국금융지주그룹 내 운용사인 한국신탁운용에 맡기거나 사내 고유자산운용팀이 스핀오프할 가능성이 있다.
이외 중소형사로 분류되는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3월 헤지펀드 TFT를 만든 후 지난 3일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4월 PBS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IBK투자증권은 2008년 TFT를 구성한 바 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잠정 보류한 이후 지난 4월 글로벌 재간접 헤지펀드운용사인 FRM(Financial Risk Management)과 제휴를 맺고 재간접펀드를 판매 중이다.
IBK증권 관계자는 “프라임브로커리지보다는 중소형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헤지펀드 영업과 운용 비즈니스 영위가 목표”라고 말해 대형사 위주의 헤지펀드 시장 경쟁에 뛰어들 생각이 없음을 비쳤다.
뉴스토마토 김소연 기자 nic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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