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원유시장이 혼란에 휩싸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략비축유(비상용 원유재고) 방출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축유 방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략비축유 방출은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기가 아닌 치솟는 원유시장의 가격을 진정시키기 위해 일반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 유가 급락 · 글로벌 달러 강세 = 23일(현지시간) 유가는 전략비축유 방출 소식에 급락했다. WTI(서부 텍사스 중질유) 가격은 5%나 밀렸다. 브렌트 유가는 6% 하락했다. 금속류, 곡물류 가격도 내림세였다.
시장은 국제에너지기구 결정에 당황했다. 최근 2주동안 유가는 하락세였기 때문이다. WTI는 19% 내림세였고 브렌트유가는 12%의 하락했다.
유가의 하락세에 상품통화도 내렸다. 캐나다 달러,뉴질랜드 달러, 호주 달러 모두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또 유가 급락은 유럽에도 영향을 미쳤다. 투자자들이 유가 급락이 유럽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 시킬 것이라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1.4127 달러까지 하락했다.
◇ 왜 지금 비축유 방출?...인플레이션 완화 = 스티븐 츄 미 에너지부 장관은 "전략비축유 방출은 리비아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급 부족과 세계 경기 회복을 위한 결정이였다"고 말했다.
국제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경기 침체 신호들을 유가 하락으로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최근 전세계 경기의 회복세는 부진했다. 미국의 경우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 예측율을 하향조정하고 실업율 예측치도 상향 조절하는 등 부정적인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쇼크 리포트는 "현재 미국은 실업률 상승과 주택 가치 하락에, 그리스는 디폴트 우려에 고민중"이라며 "국제에너지국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나설수 밖에 없는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스티븐 웨이스 쇼트힐스캐피탈 연구원도 "지금이 비축유 방출의 최적기"라며 "만일 원유가격이 더 높을 때 비축유를 방출했다면, 효과는 일시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가 하락 유도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긍정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유가 '오를까 내릴까' = 짐 이유오리오 TJM 인스티튜셔널서비스 트레이더는 "원유 가격이 큰폭으로 하락한 지금이 투자 적기"라며 "원유 가격의 폭락이 투기세력의 매도를 유도해 유가는 더 하락할 것"이라며 추가 하락을 기대했다.
칼 래리 블루오션 브로커리지 연구원도 "시장에서 브렌트유 109달러, WTI 90달러선이 바닥권으로 나타났다"며 "유가는 내림세를 지속할 것이지만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데니스 가트먼 미국의 투자 정보지인 '가트먼 레터' 편집자는 "전략비축유를 방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대부분의 전략비축류는 질이 낮아 아무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의 잠잠한 반응을 예측했다.
이번 방출 사태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커트 칼 이코노미스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이 공급을 줄이는 조치를 취할 수도 있어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OPEC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모하메드 바킨도 OPEC 사무국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제에너지기구 결정은 전문가답지 못했다"며 비난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mj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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