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LTE시대' 열렸다지만..단말기는 언제나?
단말기 출시일 놓고 제조·통신사 이견.."9월이후나 가능"
2011-07-01 10:22:50 2011-07-01 17:03:48
[뉴스토마토 한형주, 양지윤기자] 업무 상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달고 사는 권모 대리(남·33세).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시대가 도래했다는 소식에 의외로 시큰둥한 반응이다.
 
4년 전 KT(030200) 와이브로 서비스가 상용화 됐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
 
"시장 선점하려고 단말기 없이 홍보부터 하고 보는 거죠. 예전 와이브로 때도 그랬어요."
 
당시 와이브로 서비스 가입자였던 권씨는 바로 가까운 대리점으로 달려가 단말기 신청을 했다.
 
하지만 신청 후 대리점 직원으로부터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아직 단말기가 출시되지 않아 제품을 받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우선 가입자 확보 차원에서 단말기가 출시되기도 전에 예약을 받아 놓고, 소비자 입장에선 얼마가 걸리든 자신이 구입한 와이브로 단말기가 나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이다.
 
결국 권씨는 3주가 지난 뒤에야 동글 단말기를 받을 수 있었다.
 
1일 4G LTE 시대가 개막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SK텔레콤(017670)LG유플러스(032640)가, 오는 11월엔 KT(030200)가 각각 차세대 네트워크인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
 
하지만 LTE 단말기 출시 시점에 대해 이번에도 통신사와 제조사 간 의견이 일치하질 않아 단말기 없는 LTE 시대가 제대로 열릴지 의문이다.
 
업계에선 9월 초 삼성전자(005930)를 시작으로 10월에는 LG전자(066570)와 팬택에서 LTE 단말기를 나란히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만 휴대전화 업체인 HTC 제품도 9월 중 SK텔레콤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LTE폰 2종이 9월 초와 11월에 각각 출시되고, LG전자와 팬택은 10월, HTC는 9월 출시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LTE폰의 사양은 삼성과 팬택 모두 4.5인치에 1.5기가헤르츠(GHz) 듀얼코어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삼성과 LG로부터 각각 1대씩의 LTE 스마트폰을 공급받으며, LTE 태블릿을 포함, 올해 안에 총 3~4종의 단말기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LTE폰 출시에 대해 단말기 제조사 측이 밝힌 입장은 조금 다르다.  이통사에서 9~10월 출시를 확신하는 분위기인 것과는 달리, 출시 시기가 예정보다 지연될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LTE폰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고 9월 말쯤 출시된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SKT에서 9월 초 출시 예정이라고 밝힌 것 보다 일정이 지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LG전자 관계자도 "연내 LTE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용"이라고만 말했다.
 
이 관계자는 '10월 출시 예정 아니냐'는 질문에 "그건 통신사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9~10월 출시를 목표로는 하고 있으나 시기는 얼마든지 변동될 수 있다"며 "단말기 출시의 주도권은 통신사가 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제조사와 이통사 간 견해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 또 통신사가 쥐고 있다는 주도권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업계에선 LTE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이다 보니 통신사로서는 제조사들에게 빠른 단말기 출시를 요구할 수밖에 없고, 제조사 입장에선 시장성을 저울질하는 한편 단말기의 질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양측 얘기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시장이 활성화 돼 있지 않다 보니 제조사 측에선 통신사에게 단말기 수요를 어느 정도 보장해 줄 것을 바라는 눈치고, 통신사들은 단말기 출시를 속히 해줘야 시장이 성장한다며 제조사들을 재촉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그는 "4년 전 KT 와이브로의 경우 통신 서비스망이 기대보다 늦게 깔린 데다 단말기 출시는 이 보다 더욱 지체되는 통에 시장 확대에 제약이 많았다"며 "이번 LTE의 경우와 아주 같진 않지만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한형주 기자 han99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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