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신한회장 '천왕' 빗대 4대 금융지주 비판
"우리금융 입찰 전략적 투자자로도 참여할 계획 없다"
2011-07-01 10:07:24 2011-07-05 14:09:26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한동우 신한지주(055550) 회장이 소위 '금융 4대 천왕'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또 우리금융(053000)지주 입찰에 전략적 투자자(SI)로도 참여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역삼동 신한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한 회장은 "금융기관 경영자에 대해 천왕이라는 호칭은 맞지 않다"며 "경영실적과 주가로 평가받으면 되는 건데 천왕이니 하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에서는 천왕이니 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데 이게 정도(正道)다"라고 강조했다.
 
한 회장이 지적한 '금융 4대 천왕'은 어윤대 KB금융(105560)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053000)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을 말한다.
 
어윤대 회장은 국가브랜드위원장을, 강만수 회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정권의 핵심 인사였다.
 
김승유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대학 동기(고대 경영학과) 사이다. 이팔성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시 연을 맺었고 올해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결국 "4대 천왕이 부적절하다"라는 한 회장의 발언은,  본인만 제외하고 나머지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치적인 이해 관계로 얽혀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 금융지주의 관계자는 "어처구니 없다"며 "신한지주는 이번 정권 이전에 LG카드(현 신한카드) 인수 합병 등으로 큰 혜택을 보지 않았냐?"며 발끈하는 분위기다.
 
또 한 회장은 강만수 산은 회장과 관련해 "윤증현 장관과는 1년 선후배 사이인데, 윤장관이 뭘 하면 욕을 별로 안 먹고, 강만수 회장은 욕먹고 해서 참 안됐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우리금융(053000)의 입찰 여부와 관련해서는 "현재 입찰에 SI로도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신한지주의 다른 임원은 "매년 순익 1조5000억원 정도를 쌓을 경우 2년에 걸쳐 3조원을 모으고 이 정도면 (기업 인수) 기회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회장이 생명 등 '비은행계열 강화'을 강조한 만큼 2년 후에는 생명회사 M&A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유력한 매물로 거론되는 교보생명 인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작년 9월에 있었던 신한 경영진 내분 사태와 관련해 신한 빅3의 근황도 화제가 됐다.
 
라응찬 전 회장은 임기 말 받은 스톡옵션으로 서초동 자택 인근에 사무실을 내고 검찰 기소와 관련,  재판 준비를 위해 변호사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훈 전 사장과 이백순 전 행장 역시 현재 맞소송으로 재판 중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임원은 "전 경영진 재판인데 직원들이 검찰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고 있다"며 "많이 안타까운 일"이라고 전했다.
 
한 회장은 전 경영진의 고문 영입 여부에 대해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 중인데 고문으로 모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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