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통신영역에서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심이 된 제4 이동통신사 설립 여부가 시장에서 핫 이슈였습니다. 그런데 제4 이동통신사가 개념에 따라 조금씩 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어 보이는데요. 정리를 한번 해주시죠.
▲네. 최근 삼성전자 참여 여부와 맞물려 이슈가 되고 있는 중기중앙회 중심의 그랜드컨소시엄이 정부 측에 신청하려는 것은 제4 이동통신사가 맞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에 자주 접하셨겠지만 20% 싼 제4 이동통신사가 나타난다고 했던 기사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제4 이동통신사는 SK텔레콤 등 기존 이동통신사의 기간망(MNO)를 도매가격으로빌려서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하는 재판매 사업자(MVNO)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중기 중앙회가 설립하려는 통신사업자가 진정한 제4 이동통신 사업자라는 개념으로 이해가 가능하실 겁니다.
일면 이같은 개념 정리가 맞을 수 있지만 경쟁의 측면으로 보면 또 다를 수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사업자중 과반이 넘는 시장점유율이 적용되는 지배적 사업자라서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필수적으로 빌려줘야 하는데요.
네트워크를 빌려주는 가격, 즉 도매대가가 정상 소매가격의 60% 수준입니다. 여기다 망을 빌려쓰려는 사업자들이 많이 빌려쓰면 쓸수록 할인율을 높게 책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서 협상에 따라 최대 55%까지 싼 가격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단말기나 여타 마케팅 비용을 제외하고도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이동통신서비스를 현재의 80%~90% 비용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네트워크의 품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다는 SK텔레콤 망이니까 더 말할 필요도 없구요.
MVNO는 경쟁의 측면에서 보면 제4 이동통신사가 맞습니다. 하지만 MVNO사업자들은 자신들의 기반 네트워크가 없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허가받은 제4 이동통신사가 아닙니다.
중기중앙회가 꾸리겠다는 콘소시엄은 자신들의 주파수를 할당받고, 방식은 우리나라 토종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와이브로를 적용하겠다고 한 겁니다.
와이브로는 데이터 송수신에 적합한 기술로 음성서비스는 모바일 인터넷전화 형태를 취해 부가적으로 손쉽게 적용이 가능하고 번호도 이미 기존 이동통신사와 마찬가지로 010을 쓸 수 있는 환경입니다.
자체 네트워크를 구성하겠다는 제4 이동통신사. 이미 한국모바일인터넷, KMI라는 회사가 두번에 걸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KMI는 자본 조달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국가의 재산이 주파수를 할당해주고 나서 후속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부담을 정부가 고스란히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중기중앙회 콘소시엄도 그 투자 주체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네트워크 투자에 적어도 2조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기중앙회는 1000억원 수준의 삼성전자만 들어오면 다 되는 것처럼 말하는데, 위험한 발상이죠.
중기중앙회는 이미 콘소시엄을 꾸려서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사업에도 진출해 또 다른 양질의 투자 주체를 찾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최소 1조원에서 2조원의 선투자가 필요한 사업에 현금도 아닌 장비만 댈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005930)의 참여 자체가 사업권 획득의 핵심인양 말하고 있는 것 자체가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또 삼성전자는 아직 중기중앙회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한 적도 없습니다.
이미 두 번에 걸쳐 확인했지만 KMI가 사업권을 신청하는 것만으로도 참여 주주사들의 주식이 급등했다가 급락한 경험이 있습니다. 먹튀 논란도 있었습니다.
이번 중기중앙회의 제4 이동통신사 신청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제4 이동통신사가 어떤 의미인지 그 맥락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