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서울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눈앞에 뒀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서울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2026.82원이다.
이는 전날에 비해 0.23원 오른 것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2008년 7월13일의 ℓ당 2027.79원과 불과 0.97원 차이다. 올해 최고치인 지난 5월8일의 2027.37원과의 차이는 0.55원이다.
정유사의 기름값 할인 종료 직후인 지난 7일 1991.33원이던 서울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종료 이후 18일 연속 올랐다. 이 기간 인상폭은 ℓ당 35.49원이다.
특히 서울지역의 급등세에 지역별 기름값 격차는 더욱 커졌다.
26일 오후 2시 기준으로 ℓ당 1946.92원인 전국 휘발유 평균가보다도 서울 평균가가 80원가량 높은 것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업계는 정유사들이 7월 둘째 주에 공급가를 ℓ당 45원가량 인상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20∼40원 올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서울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 얼마나 더 오를까..ℓ당 2300원 주유소 등장?
기름값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비축유 추가방출 계획이 없다고 밝힌 국제에너지기구(IEA) 발표에 따라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기름값은 정부가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를 발표했던 지난 2008년 2월보다 높다.
2008년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단행할 당시 두바이유는 배럴당 90달러 초반대였다. 현재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110달러까지 올랐다.
그만큼 정유사들이 원유 수입에 드는 비용 부담이 커졌고, 이는 국내 기름값 급등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국민들의 유류세와 부가세 부담도 2008년 2월 ℓ당 884.79원에서 현재 906.25원으로 21원가량 커졌다.
기름 값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만큼 국제 유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국내 기름 값 상승에는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한편 26일 오후 기름값이 비싼 지역인 서울 삼성동, 여의도 일대의 주유소에서는 2200원대 가격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강남구 삼성동의 한 주유소는 무려 휘발유 가격이 무려 ℓ당 2298원이었다. 고가 기름값 심리적 마지노선인 2300원에 2원 모자란 수준이며 누가 먼저 올릴지 눈치만 보고 있는 듯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공급가를 단계적으로 올릴 뿐만 아니라 불법 유사석유 단속도 기름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당분간 기름값이 상승세를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값싼 '대안 주유소' 추진"..업계 반발
지식경제부는 이날 오후 긴급 간담회를 열고 기존 주유소에 비해 저렴한 기름을 공급하기 위해 대안 주유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최근 고유가로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하자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과 대안주유소 발전방안을 골자로 회의를 거쳐 '대안 주유소'를 검토해왔다.
대안 주유소는 기존의 정유사-대리점-주유소 단계의 유통구조를 벗어난 것으로, 석유공사 같은 대형 공기업이 싱가포르 등의 국제시장에서 석유제품을 대량 구매해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공급한다.
이번 정부의 대책에 정유사와 주유소들은 상황추이를 지켜본다고 하지만 향후 반발이 예상된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이번 정부의 '대체 주유소' 추진에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협회 한 관계자는 "관건은 대안 주유소를 얼마나 많이 세우느냐의 문제인데, 땅값이 비싼 서울에 얼마나 값싼 기름을 판매하는 주유소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유가 대책이라고 내놓은 건 정유사와 주유소에 부담을 떠넘긴 것뿐이고 유류세 인하, 원유의 할당관세 인하 등 정부가 고통을 분담한 건 아직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까지는 유류세 인하에 나서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또 할당관세 인하 문제도 지경부는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기획재정부가 아직 반대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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