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는 3일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저축은행 부실 사태 관리·감독 책임, 정책 실패, 불성실한 태도, 도덕성 등을 집중 질타했다.
국조특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4개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 보고를 받았다.
여야 의원들은 업무 보고에 앞서 금융당국의 불성실한 자료제출을 강하게 비판, '국정조사 방해죄'까지 거론하며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은행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놓고 금감원과 은행이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국회 자료 요청에 비협조하는 것은 국회를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이며 국정조사 방해죄로 형사고발감이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진복 의원은 "금감원에 대한 자료 검증 과정에서 거짓말을 발견했다. 영남 알프스 컨트리클럽 관련 자료를 요구했더니 검찰 수사 중이어서 제출할 수 없다고 했지만 검찰 측에선 수사 중이지 않다는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부산 저축은행의 불법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 등도 잇따라 제기됐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부산 저축은행은 2005년부터 법적 한도를 초과해 대출하는 등 불법이 이미 이뤄지고 있었다"며 "하지만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 국정조사에서 그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같은 당 이종혁 의원은 "부산 저축은행은 2009년 2분기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을 조작하고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며 "이 같은 대량 발행은 상당한 위험성이 있지만 금융 감독 당국은 이를 묵인했다"고 지적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역시 관계자들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신 의원은 "금감원 저축은행 담당자들의 비리는 오랫동안 계속돼 왔다"며 "그 이유는 관련 부서가 금감원에서 비 선호 부서로 분류됐고, 그 결과 저축은행 감독 업무 출신자들이 승진 기회도 없어 유착과 한탕주의가 만연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정조사 기한을 9일 앞두고 여야는 청문회에 나설 증인 채택을 위해 막판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특위 여야 간사는 잇단 회동 등을 통해 저축은행 연루 의혹을 받는 일부 인사를 추가 출석시키자는 데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직 인사들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등 청문회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뉴스토마토 조정훈 기자 hoon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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