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정부가 내년까지 석유·가스의 자주 개발율 20%를 조기 달성하겠다고 나선데 대해 해당 공기업 내부에서 '무리한 주문'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임기말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을 위해 추진하는 전시행정 또는 탁상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자주 개발률'이란 우리나라가 도입하는 석유와 가스 중 우리의 기술과 자본으로 직접 탐사·채굴·생산하고 있는 석유와 가스의 비중을 뜻한다.
지난 3월 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한·UAE 정상회담 결과 발표'에서 "정부는 최소한 일본의 자주 개발율 수준인 20%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6월 열린 제90차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도 정부는 2010년말 기준으로 10.8% 수준인 석유·가스 자주 개발률을 2012년까지 20%대로 높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09 페루 사비아 페루사와 캐나다 하베스트사 등의 인수에 잇따라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자주개발률 목표인 10%를 초과 달성하자 정부는 추가 생산능력이 확대됐다고 판단, 자주 개발율의 조기 달성 목표를 세웠다.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12대 주요 광구의 추가 증산 노력을 강화하고 신규 생산광구 매입과 민간기업의 인수합병(M&A) 등 투자확대 촉진 등을 통해 추가 생산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관련업계 등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지난 2009년 이후 한국석유공사는 굵직한 M&A와 지분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웠다. 과정상 탐사를 통한 생산을 꾀해야 하는데 탐사로는 내년까지 자주 개발율을 20%로 끌어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석유공사 한 관계자는 "탐사를 통해서는 내년까지 자주 개발율 20%를 달성할 수 없다"며 "자주 개발율 20% 달성을 위해 또다시 관련 기업 인수합병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탐사에 돌입한 후 석유나 가스를 생산하기까지 적어도 6~7년이 걸리며, 길게는 10년이 소요된다.
따라서 내년까지 자주 개발율을 20%대로 올리려면 영국의 다나 페트롤리엄과 같은 규모의 회사를 두 개 더 인수해야 되는데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관련 공기업 관계자는 "대통령 임기말이 다가오기 때문에 가시적인 수치를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며 "업계의 사정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전형적인 탁상공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전략과 직원은 "자주개발율 목표치 달성은 정부와 공기업·민간기업이 함께 하는 것"이라며 "정부와 공기업은 예측 가능성이 있지만 민간기업은 향후 어떻게 될지 유동적일 수 있지만 현재는 자주개발율 20%를 목표를 잡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