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모서리가 둥근 박스. 반듯하게 잘 잘라진 두부. 강물 속에서 모서리가 둥글게 다듬어진 돌. 바퀴 위에 박스가 올려진 장난감.
모두 지난 9일 국내에 출시된 3세대 큐브를 묘사하는 말이다. 2세대 모델에서 '이효리 효과'로 큰 인기를 얻은 큐브가 더 깜찍해진 외모로 3세대 얼굴을 선보였다.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마을에서 벽초지문화수목원을 거쳐 다시 돌아오는 총 134km의 코스에서 한국닛산의 큐브 시승회가 진행됐다.
큐브의 당당한 포즈는 작렬하는 태양 마저도 주눅들게 할 정도였다.
첫 인상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헤드 램프와 무광의 블랙 컬러 그릴이 연결된 형태의 전면 디자인은 마치 '선글라스를 쓴 불독'을 떠올리게 했다. 그런데 성질 사납고 무서운 불독이 아니라 아주 귀여운 불독이다.
여성의 시각으로 볼 때 큐브는 한 눈에 독특한 외모로 여성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큐브의 첫인상은 두말할 것 없는 독특한 디자인.
이번에 소개된 3세대 큐브는 기존의 큐브보다 조금 더 둥글고 곡선이 뚜렷해졌으며, 무엇보다 차량 전방 부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미 외관에서부터 '비대칭 디자인' 등으로 호기심과 기대를 사기에 충분했다.
이번 시승의 콘셉트는 '남자친구가 태워주는 큐브'로 삼아 동승석에 앉아 큐브의 매력을 물씬 느껴봤다.
'여성'이 타 본 큐브의 매력은 무엇일까?
큐브 디자인은 ▲ 안심이 되는 ▲ 애착이 가는 ▲ 친숙하고 기대고 싶은 ▲ 유니크하고 재미있는 등 4가지 목적으로 개발됐다. 이 중 가장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유니크함과 재미'였다.
문을 열고 직접 승차를 해보면 그 매력은 더 크게 다가온다. 차량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세심하게 디자인에 신경 쓴 모습이 엿보인다.
우선 천장에 리플(Ripple)식의 물방울 무늬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차량 내부의 디자인에도 호기심을 더했다. 이 물방울 무늬는 천장 뿐만 아니라 차량 곳곳 여기저기에 숨어있어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기분으로 차량을 탈 수 있다. 에어컨 송풍구, 손잡이 등에도 물결 포인트를 두어 '찾는 재미'를 보탰다.
'자쿠지'를 모티브로 한 실내구성에는 특징들이 많았다.
우선, 높은 천장과 넓은 창을 통해 개방감을 주는 것과 동시에 곡선 테마를 바탕으로 도어와 시트를 구성해 안락함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편안했다.
다음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동급 대비 최대의 실내 공간. 2530mm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는 넉넉한 뒷좌석과 실내공간으로 다양한 공간활용이 가능한 박스카만의 기능성을 살렸다.
주행중 가장 큰 매력 가운데 하나는 바로 '탁 트인 시야'다. 도어와 도어창은 크고 넓어 '시원시원한' 느낌이다. 넓은 가시성을 확보해 차선을 변경하거나 후방 주차시 편의까지 제공한다.
도어가 넓어 쉽게 탑승이 가능하며 증가된 사이즈의 도어창은 주행 중 사각지대를 최소화해 차량 뒷부분까지도 넓은 시야를 가능케한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큐브가 확실히 여성들을 '유혹'할 수 있는 것은 실내 곳곳에 다목적 수납공간이 많다는 점이다.
먼저 큐브에만 있는 차별화된 점은 2개의 다목적 컵홀더 공간이 있다는 것. 보통은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음료를 마시기도 힘들고 이를 내려놓고 관리하기도 힘든 반면 큐브에서는 컵홀더 공간이 두개나 있어 커피를 마시고나서도 컵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작은 부분이지만 여성들에게는 큰 편리를 제공한다.
컵홀더 뿐만 아니라 다양한 큐브만의 수납 패키지가 있어 깔끔하게 정돈된 넓은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차량 내부 전방에는 모든 것이 '깔끔하다'. 소모적인 기능들을 줄이고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등 딱 필요한 것들만 있어 실내공간을 더욱 깔끔하고 넓게 보이는 데 효과적이다.
남자 운전자라면 조금은 심심할 수 있다. '아, 이건 뭐지?'하며 이것저것 '눌러보고 만져보는' 재미를 기대한 남성들에게는 허전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심플함을 추구하는 여성들에게는 깔끔함 그 자체다.
앞자리가 지루하다면 뒷자석은 어떨까.
뒷자석도 편리하고 안락했다. 극장의 형태를 채택한 차량 내부 좌석 구조는 전방의 넓은 시야성과 뛰어난 착석감이 일품이다. 동급 차량 중 최상의 여유로운 하체 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 역시 골프백 4개를 세워놔도 여유가 있을 정도로 넓고 높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구현이 가능한 공간 활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트렁크 도어는 여닫이 형태로 여성들도 짐을 든 상태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드라이빙을 즐기는 젊은 엄마들에게도 큐브는 매력만점이다.
최고출력 120rpm, 최대토크 16.8kg·m의 4기통 1.8L 엔진과 3세대 X트로닉 CVT(무단변속기)가 탑재된 큐브는 매끄러운 주행성능을 갖춘 것은 물론 공인연비 14.6km/l 로 탁월한 연비 효율성까지 확보했다.
큐브를 제조한 닛산은 본래 '달리는 맛'으로 유명한 자동차회사다. 닛산은 이번에도 그 법칙을 깨뜨리지 않고 그 '맛'과 '멋'을 충분히 살려줬다.
다만 아쉬운 것은 주행 중의 흔들림과 진동이었다. 본래 크기가 큰 박스카인데다 천장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차량들보다 더 쉽게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약점인지도 모른다. 코너링과 롤링이 '날쌔지 못했다'는 것도 아쉽다.
시속 100km가 지나면 엔진 소리와 윈도노이즈가 발생하는 것도 보완될 부분으로 보였다.
큐브를 타고 약 2시간을 넘게 쌩쌩 달렸지만 피로감은 커녕 신이 나기만 했다. 큐브를 타면 나도 '이효리'가 될 수 있다. 예쁘고 귀여운 차의 모습처럼 나 역시 예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당장 남자친구와 함께 큐브를 타고 신나게 드라이브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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