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국산 토종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와이브로 시스템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와이브로에서 얻은 것이 없다"며 "본인의 지시로 재작년부터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사업방향을 바꿨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와이브로 관련 특허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3세대 이동통신을 도입한 각국의 이동통신사업자들이 LTE를 선택하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와이브로 진영이 급속히 위축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삼성전자는 이미 연구개발비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진 와이브로보다는 LTE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최 부회장은 "와이맥스 진영이라는 꼬리표때문에 해외 통신시스템 시장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며 "일단 국내 시스템 수주에 주력해 4세대 LTE시스템 분야에서 확실한 리더십을 발휘해보겠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또 "어려움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 원래 계획보다 더 투자한다"고 말해,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른 긴축 경영이나 투자 축소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세계 여러 곳에서 이어지는 애플의 특허 소송에 대해서는 다소 느긋한 표정이다.
최 부회장은 "지금은 애플이 가장 큰 고객사다. 1위 애플과의 특허소송도 (스마트디바이스 분야에서) 삼성이 전 세계 1등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글과 모토롤라 합병으로 부각된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OS) 분야에 대한 취약함에 대해서도 최 부회장은 "1~2년 내에 해결할 것"이라고 자신했고, "대표이사로 있는 한 절대 안산다"는 말로 휴럿팩커드(HP) 웹OS 인수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현지시간) 유럽최대 가전제품 전시회인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에서 독자OS인 바다2.0을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3를 공개하기도 했다.
올 매출 1500억달러가 목표인 삼성전자에게 유럽 시장의 역할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IFA에 참석 중인 최 부회장은 "유럽은 매년 삼성전자에게 최대의 시장이고 내년 유럽시장에서만 1위 품목만 12개를 넘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부품을 제외한 가전 제품만으로 237억달러 유럽 매출을 달성할 생각이다.
삼성전자의 2015년 유럽 매출 목표는 기존 500억달러가 아닌 700억달러로 상향 조정할 정도로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윤부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남성우 IT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 홍창완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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