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미분양 아파트시장에 '악성' 준공 후 미분양 비율이 절반에 이른 가운데 대형건설사들이 고질적인 '미분양 아파트'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최근 뉴스토마토가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수도권 내 미분양 아파트 물량조사를 의뢰한 결과 총 2만182가구 중 중대형이 1만3908가구로 전체의 68.9%를 차지하고 이중 9272가구가 경기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중소형 아파트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부동산시장에서 '찬밥'으로 전락한 대형아파트는 앞으로 건설사들의 유동성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수도권 중에서도 '건설사들의 무덤'이나 다름 없는 용인지역과 일산 식사지구는 사실상 대형건설사의 무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7일 경기도청 분양정보에 따르면 6월말 기준 GS건설은 식사지구에서 1327가구, 용인시에서 1023가구의 준공후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GS건설의 '식사자이'의 경우 3.3㎡ 당 1400만원 이상으로 왠만한 서울 지역과 비슷한 수준이고, 최근 파주, 김포 등 인근 지역에 신도시 개발로 인해 인근 지역에 공급물량이 많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전망이 어둡다.
용인 신도시의 경우 시공만 맡았고 신분당선 개통 등의 개발호재가 있긴 하지만 아직도 3.3㎡ 당 분양가가 1500만원대로 형성돼있는 등 고분양가가 여전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기피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경기권역에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빈집'은 총 1550여가구로 경기권에서 GS건설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현대건설도 GS건설과 마찬가지로 시공만 맡고 분양은 다른 업체가 담당하지만 용인시 성복동에서만 무려 1153가구의 준공후 미분양이 적체돼 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용인과 일산의 경우 도시계획사업 차원에서 벌이는 큰 개발사업인 만큼 리스크도 크다"며 "여기에다 경기권역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의 분양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 '안팔리는 중대형아파트'에 현대산업개발, SK 건설도 발목 잡혀
현대산업(012630)개발 또한 악성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서만 1140여가구의 미분양과 수원시, 일산 식사지구 등에서 650가구의 중대형 아파트가 주인없이 방치된 상태다.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고덕 아이파크'는 입지 조건은 좋지만 고분양가가 여전히 문제인데다 정부가 고덕 일대에 보금자리주택 3100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수요자들을 더욱 망설이게 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오륙도SK뷰에서 대량 미분양, 미입주가 발생했던 SK건설도 여전히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에 발목이 잡혀있다.
SK건설은 서울 성북구의 삼선SK뷰 430가구를 비롯해 수도권 전체에서 980여가구의 미분양 물량을 보유하고 있고, 물량 대부분이 85㎡ 이상의 중대형이기 때문에 단기간에는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이는 대형건설사들이 2008년 이전 부동산 호황기때 수요조절에 실패한 결과"라며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 자체도 거의 없기 때문에 팔려면 분양가를 파괴적으로 낮추는 방법 뿐인데 이 또한 기존 세입자들 반발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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