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정부는 2012년 예산안을 '불요불급한 사업을 과감하게 털어내고 군살을 뺀 근육질 예산'으로 표현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정부는 차기정부에 나라곳간을 채워 넘겨주겠다는 뜻 아래 균형재정을 1년 앞당겨 2013년까지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재정위기라는 변수가 내년에도 경제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감안하면, 재정건전성 강화목표를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일고 있다.
◇ 재정지출 증가율, 수입증가율보다 4%p 낮게
정부는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해 내년 재정지출 증가율(5.5%)을 재정수입 증가율(9.5%)보다 4.0%포인트 낮게 편성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재정지출은 326조1000억원, 재정수입은 344조1000억원이 예상된다.
국세수입은 205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9.7% 늘어나고 세외수입(28조6000억원)은 16.7%, 기금수입(109조6000억원)은 7.2%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대상수지는 -1.0%(14조3000억원 적자)로, 올해에 비해 1.0% 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올해(35.1%)보다 2.3% 포인트 줄어든 32.8%로 예상됐다.
이같은 전망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4.5%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김동연 재정부 예산실장은 "내년 이후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4% 중반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기본 생각"이라며 "실질성장률 4.5%를 기준으로 했다"고 말했다.
◇ 4.5% 실질성장률 달성 회의적
하지만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4.5% 실질성장률 달성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들어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전망치를 3.6%로 낮추었고, 현대경제연구소도 4.0%로 보고 있다.
외국계 금융회사인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도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각각 3.6%, 3.9%로 하향전망했다.
이에 대해 김동연 예산실장은 "(4.5% 전망치는) 다른 국제기구들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이라며 "10월에 3분기 GDP가 발표된 뒤 정확한 성장률 전망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약화된 세입기반에서 무리하게 수입 확대"
항목별 조세수입 확대분이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국세수입 증가율 9.7%는 실질성장률 4.5% 전제 하에 나온 수치로 달성 불가능하다"며 "내년 세외수입 증가율 16.7%도 올해 증가율 0.7%를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또 "부자감세로 세입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균형재정을 달성하려다 보니, 인천공항공사 등 공기업 매각, 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전입 등 비정상적으로 세외수입 확대를 강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실련은 이명박 정부들어 국가채무 증가율이 연평균 10%에 육박한다면서 "정부는 낙관적인 전망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향후 국가채무 축소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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