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올해들어 TV와 개인용 컴퓨터(PC)의 판매 부진이 지속되면서 삼성전기의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4분기로 갈수록 실적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여 증권업계에서는 바닥권 진입 시기 자체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009150)는 3분기 매출액이 전분기와 비교해 5% 늘겠지만, 영업이익은 20% 이상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30% 이상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은 3분기 삼성전기의 매출은 1조7700억원, 영업이익은 6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은 매출 1조7044억원 영업이익 599억원으로 교보증권보다 영업이익을 더욱 낮게 잡았다.
신한금융투자는 매출 1조8240억원, 영업이익은 680억원으로 파악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기의 3분기 매출은 늘겠지만, 영업이익은 대폭적인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TV와 PC 시장의 수요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세트제품 판매 부진이 고스란히 삼성전기의 실적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최근 전세계 LCD TV의 올해 판매량을 연초 2억1682만대에서 2억600만대로 1천만대 이상 하향조정하는 것을 비롯해 1억대 판매를 예상한 프리미엄급 LED TV 마저 9502만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TV용 파워와 튜너 등을 맡고 있는 CDS 사업부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여기에 휴대전화와 액정표시장치(LCD), TV 등 공통으로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MLCC(적층 세라믹콘덴서)를 담당하는 LCR 사업부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
업계에서는 당초 MLCC 등의 선전으로 3분기 실적을 기대했으나 지금은 우려스럽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본 경쟁업체인 ASP 등이 가격하락을 주도하는 바람에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진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교보증권은 4분기 예상 매출이 3분기보다 더 줄어든 1조6730억원, 영업이익은 480억원이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3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4분기 실적이 바닥일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바닥권 진입 시기를 두고 삼성전기 내부에서도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4분기에 재고조정까지 들어간다면 실적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4분기가 부품 업체에는 보릿고개나 다름 없지만, 올해는 소진해야 할 재고까지 많아 상황이 힘들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가 대형 TV를 사면 LED TV를 증정하는 행사를 벌이는 이유도 재고 털기의 일환으로 봐야할 만큼 TV 판매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나마 삼성전기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005930)가 최근 원 플러스원(1+1) 형태로 TV 판매에 나서고 있어 판매 수량이 늘어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석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TV와 PC 시장의 수요 개선 조건이 보이지 않아 4분기 수익 악화가 예상된다"며 "다만 내년 1분기에는 신제품 출시도 있기 때문에 치고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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