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SK(003600)그룹 지주사인 ㈜SK가 이달초 신속한 의사전달과 조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취지로 `대(大)팀제`로 조직개편을 단행하자 조직 내외부에서 부서통합을 통한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대팀제 시행은 결제라인이 수직화되면서 경쟁에 밀려 실권을 가진(?) 팀장보직을 차지하지 못한 일부 임원의 경우 자연스럽게 정리되도록 하기 위한 그룹차원의 사전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13일 SK그룹과 계열사, 업계 등에 따르면 (주)SK는 이번 대팀제에 대해 기존 '팀원-팀장-실장-부문장-최고경영자(CEO)'의 4단계 의사결정 구조를 '팀원-팀장-CEO'의 2단계로 개선, 내외부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SK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G&G(Global&Growth)추진단과 TIC(Technology innovation center)로 운영되던 양대 성장조직을 G&G로 통합했다.
이에 따라 ㈜SK는 성장을 전담하는 G&G 추진단과 전문기능별 조직인 사업지원팀, 재무팀, 기업문화팀, CPR팀, 법무팀 등 5개팀과 경영기획담당으로 조직이 재편됐다.
이같은 회사측의 설명에도 SK 안팎에서는 대팀제 도입으로 '팀원-팀장-CEO'로 의사결정이 간소화되면서 실장과 부문장 등 임원직급의 역할이 대폭 줄어 일부 임원급들의 퇴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 관계자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업무 효율화라는 명분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는데 일부 임직원들은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부서가 통합되면 결제라인이 수직화되고 경쟁에서 밀려 도태된 임원은 자연스럽게 걸러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추측에 힘을 싣는다.
앞서 지난 8월 대팀제로 전환한
삼성전자(005930) 역시 조직개편과 함께 10여명의 임원을 연말까지 안식년 또는 비상근으로 전환한 바 있다.
그는 또 "대팀제는 임원의 직책이 없어지는 것일 뿐 상무나 전무 등의 직위는 유지된다"면서 "이번 조직개편은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시기를 좀 앞당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이같은 조직개편을 앞당긴 원인일 것"이라며 "결국 일부 임원의 퇴임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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