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한진해운(117930)이 자금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회사에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나 회사 직원들마저 등 돌린 상황이라 향후 주주들의 도움이 없으면 자금조달에 애를 먹을 전망이다.
19일 한진해운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총 4000만주의 유상증자를 추진한 한진해운이 지난 17일 우리사주조합 청약결과 청약률이 50.8%에 그쳤다.
유상증자로 발행예정인 총 4000만주의 20%에 해당하는 800만주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적으로 배정됐으나 대규모 실권으로 실제 청약주식수는 407만1098주에 불과했던 것.
한진해운은 올초까지 조선·해운업에 대한 호황 기대감으로 주가가 최고가인 4만19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주가는 주가는 이내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을 이기지 못하고 1만원대까지 4분의 1 토막 났다.
특히, 상반기 1900억대 영업적자를 내고 3분기마저 불투명하기 때문에 본인의 회사 주식이라 하더라도 받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수기임에도 3분기 컨테이너 운임이 상승하지 않아 전분기와 비슷해 2분기에 이어 영업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4분기에는 비수기여서 3분기보다 컨테이너 운임이 상승할 가능성이 적어 영업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 작년 유상증자, 동일한 상황
한진해운의 유상증자는 지난해 5월과 비슷한 시나리오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5월중순 한진해운은 1100만주(2500억원 규모) 가량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어 5월말 우리사주조합원에 우선 배정된 총 발행물량의 20% 중 6%가량만이 청약됐다고 공시를 낸 바 있다. 우리사주조합원 배정물량의 70%가량이 미달된 것.
이후 주주배정 물량인 80%는 최대주주인
한진해운홀딩스(000700)가 무난하게 들어오며 실권주 물량이 1.16%밖에 나오지 않아 당초 자금조달에는 성공했다. 당시 유상증자 확정 발행가액은 2만3300원이었다.
유상증자 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오르내리며 올초 4만1000원대 고지까지 찍었다.
◇ 유동성 확보에 총력..주가는 '글쎄'
한진해운은 현재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감천터미널 매각, 벌크선 2척 매각, 한진에너지 지분 정리 등으로 약 3000억원의 자금을 회사로 유입할 수 있다. 또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3000억원의 자금도 확보할 계획이다.
강성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은 올 하반기부터 2013년까지 3조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 상반기말 기준 차입금은 6조6000억원, 하반기 6824억원, 2012년 1조4000억원, 2013년 1조5000억원에 해당하는 차입금이 상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작년 한진해운이 유상증자를 시행할 때와 업황의 분위기는 다르지만 최대주주인 한진해운과 기존 주주들이 우리사주조합에서 받아주지 않았던 물량까지 대부분 소화해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신주배정기준일 기준으로 신주발행가액은 7500원으로 책정됐다. 주가가 바닥 수준이라는 증권업계 분석 등으로 고점에서 물린 주주들에겐 소위 '물타기'용으로 주식을 배정받을 만한 요인이 생겼다.
또 주주배정 물량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주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일반공모에서 충분히 물량이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청약 경쟁률만 하더라도 574.11대 1에 달했다.
그러나 여전히 업황이 불투명하고 영업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한진해운의 주가가 작년과 비슷하게 유상증자 후 오르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 증시전문가는 "해운업황은 유가에도 크게 연동을 받는다"며 "유가에 대한 내년 예측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한진해운의 내년 전망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니고 내년 이익 규모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구주주 청약은 변경된 배정주식수를 기준으로 11월3일~4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구주주 청약미달시 실권주와 단수주는 통합배정 방식으로 다시 일반공모에 들어간다.
일반공모를 통해서도 실권된 주식은
대우증권(006800)과 한국투자증권이 7대3 의 비율로 인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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