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세계 1위가 되겠다"
3년 전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최고경영자가 공언했던 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독일 자동차기업 폭스바겐이 올해 자동차 생산과 판매 분야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폭스바겐이 도요타와 GM을 제치고 올 연말이면 판매·생산 모두에서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에 오른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폭스바겐의 시장 점유율은 10.5%로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10대 중 1대가 폭스바겐인 셈이다.
미국 자동차 컨설턴트회사 JD파워가 전망한 폭스바겐의 판매량은 총 780만대. 이 뒤를 GM 720만대, 르노-닛산 680만대, 도요타 670만대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42만대 판매로 세계 1위였던 도요타가 4위로 추락한 이유는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과 엔고 현상 등의 영향 때문이다. 지진으로 인해 도요타는 한 달이 지나도록 50여종의 부품 공급이 중단됐으며 미국과 일본 공장의 가동률이 뚝 떨어지면서 올해 200만대가량의 생산이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매년 도요타에 밀리기만 하던 폭스바겐이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게 된 것은 단순히 도요타의 '사정'으로 인한 어부지리로만은 볼 수 없다. 폭스바겐만의 '경영 혁신'과 이에 따른 '비용 절감'이 성장신화의 비결이다.
폭스바겐은 아우디와 벤틀리, 스코다, 시트 등 여러 브랜드를 갖고 있으면서도 각 브랜드에 동일한 규격의 차체 등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량은 급증했다. 폭스바겐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2008년부터 판매 1위 자리를 고수하는 등 약진을 보여왔고 부채로 허덕이는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량이 8% 늘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내 실적을 바탕으로 그동안 부진했던 미국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폭스바겐은 올 상반기만 전 세계 시장에서 400만대를 판매해 자체 기록을 갱신했으며 올해 말까지는 총 800만대 판매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이 내년에도 업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일지에 대해서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먼저 지난 2009년부터 2년 넘게 끌어온 포르쉐와의 인수·합병이 무산될 경우 경차에서 슈퍼카를 아우르겠다는 장기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또 일본 스즈키 합작 사업에서 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가 대지진 후유증에서 벗어나 내년부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것이란 점도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도요타는 이르면 다음달 생산 공정이 100%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뒤에서 달려오기만했던 폭스바겐이 추월했 듯이 도요타의 재추월도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제프 슈스터 JD파워 임원은 "내년에 도요타가 다시 돌아오면 힘든 싸움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올해 630만대를 팔아 세계 5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670만~680만대의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톱3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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