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궁금증을 자아내던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개 사가 모두 채널설명회를 끝내고 대략적인 밑그림을 드러냈다.
동아(5일)ㆍ중앙(6일)ㆍ조선일보(18일) 종편과 매일경제(24일) 종편은 이달 중 서울 시내 호텔과 사옥 등지에서 잇달아 채널 설명회를 열고 개국에 맞춰 준비 중인 프로그램 일부를 공개했다.
종편사들은 무엇보다 지상파방송과의 차별성을 앞세웠다.
행사 현장을 공개한 TV조선(조선일보 종편)은 제작비 150억 원과 100억원을 각기 투입할 드라마 <한반도>와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를 전면에 내세우고 지상파방송을 압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상파방송과의 차별점은 보도 부분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채널A(동아일보 종편)와 MBN(매일경제 종편)은 ‘지상파보다 30분 빠른 뉴스’를 강조하며 저녁 메인뉴스와 아침뉴스를 각기 8시 30분, 5시 30분에 시작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기존 보도프로그램과 경쟁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TV조선은 기존 1분30초짜리 리포트 포맷을 벗어나 3분 이상 심층리포트를 선보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종편 4사 공히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 장르를 제작ㆍ편성ㆍ소개하는 데 공들이는 모습을 보이는 등 YMCA, 여성민우회 등 시청자단체에서 종편 출범 전부터 우려했던 ‘선정적 방송 범람’ 역시 기우는 아니었다는 점을 증명하기도 했다.
채널 설명회를 비공개로 진행한 jTBC(중앙일보 종편)는 지상파방송에서 영입한 이른바 스타 PD와 배우를 행사장에 여럿 대동하고 광고주에게 매체력을 과시했다.
실제 지상파방송과 동등한 전국 커버리지를 보장 받고 있으면서 규제는 이보다 덜한 유료방송 수준으로 받게 되는 종편은 방송가에 위협적 존재로 거론돼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의 재원을 쥐게 될 광고주 쪽 평가는 아직 냉정한 편이다.
광고주와 광고대행사는 종편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열쇠로 ‘황금채널 배정’과 ‘흥행이 입증된 제작진과 출연진’ 그리고 ‘킬러콘텐츠’를 꼽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 종편은 아직 제대로 검증받은 게 없다.
종편 4사는 공동으로 협의회를 만들어 유선방송사업자와 채널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개국 일정을 맞추기 빠듯하다는 이야기가 돌 만큼 채널론칭 교섭도 쉽지 않다.
설사 종편4사가 원하는 채널을 띠로 묶어 배정받아도, 4사가 각각의 번호를 선점하는 문제로 협의회가 깨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킬러콘텐츠로 지상파방송을 공략한다는 종편의 방침도 아직은 의문부호다.
프로그램 제작에 적잖은 돈을 투입, 공격적 전략을 택한 종편은 자본금 유지 문제로 위험부담이 있을 것이고 기존 콘텐츠를 활용, 보수적 편성 방식을 택한 종편은 그것대로 경쟁력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아직 종편의 위상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과 시민단체는 종편을 미디어렙에 묶도록 압박하고 있다.
실제 jTBC의 경우 지상파의 75% 수준의 광고 단가를 광고대행사 등에 요구했지만 광고주와 광고대행사는 종편의 시청률과 광고단가를 기존 보도채널 수준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수 단국대 교수가 지난 5월부터 한달 동안 광고주 139명, 광고회사 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광고인들은 종편의 평균 광고 시청률은 0.57%, 내년 평균 광고비는 732억 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상파방송 평균 광고 시청률이 2.0~2.5%인 것을 감안하면 종편은 약 4분의 1수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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