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국회 내 미디어렙 입법이 미뤄지면서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직접 광고 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더해 SBS와 MBC도 자사렙 설립 움직임을 보이면서 광고시장의 혼탁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종편4개사는 이 달 안 줄줄이 채널설명회를 기획했다. 지난 5일 채널A(동아일보 종편)를 필두로 jTBC(중앙일보 종편 6일), TV조선(조선일보 종편 18일), 매일방송(매일경제 종편 24일)이 설명회를 열었거나 같은 행사를 계획 중이다.
초청대상을 광고주에 한정한 채널설명회와 관련, 업계는 종편이 직접 영업에 나서려는 채비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대기업에 광고예산 편성을 본격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벌써 지상파 대비 50~70% 수준의 광고비 책정을 언급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종편 행보에 발맞춰 광고료에 재원을 의존하는 지상파방송사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SBS 지주사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는 자사 렙 설립을 위한 광고영업 인력을 구축한 데 이어 지난달 말 한국방송광고공사에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가장 기민한 몸놀림을 보이고 있다.
MBC도 광고업계 인사를 속속 영입하는 등 자사 렙 설립을 위한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른바 거대 방송사의 직접 영업 움직임은 미디어렙 입법이 국회에서 정체된 데 기인한 바 크다.
한국방송광고공사를 대체할 미디어렙 법안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의 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소위)의 문턱도 넘지 못한 채 3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문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 5일 해당 법을 심사하기 위해 소위를 열었지만 이번에도 법안 통과는 불발에 그쳤다.
민주당이 종편의 광고 직거래를 3년 한시기간 허용하는 선까지 당론을 양보했지만 한나라당이 종편을 렙에 포함시키는 안 자체를 반대하면서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노조ㆍ시민단체는 언론의 공공재적 특성을 감안, 방송사의 광고영업을 마냥 경쟁논리에 내맡길 수 없다며 종편을 포함해 방송 광고는 렙에 위탁해 처리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방송사가 광고를 직접 거래할 경우 기업을 상대로 의도성 다분한 기사를 쏟아 낼 수 있고, 방송사간 광고영업실적에서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되면 언론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6일 jTBC 채널 설명회가 열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의 공공성을 보호하기 위해 ‘보도ㆍ제작과 광고영업을 분리하라’는 사회적 합의쯤은 간단히 무시하고, 자신들의 생존에 유리한 ‘직접영업’을 고집하는 것은 광고 약탈 일상화, 선정적 프로그램 범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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