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태국 홍수가 D램 시장의 돌발 악재로 등장하면서 국내외 D램 업계의 희비가 교차할 전망이다.
일본 엘피다는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고, 대만 난야는 감산을 발표하는 등 D램 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난야는 1조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는 동시에 PC용 D램의 감산을 공식화했다. 10%의 감산을 발표한데 이어 4분기 중 10~20%의 감산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 대만의 다른 업체들도 퇴출 시기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파워칩은 240억원, 모회사가 같은 난야와 이노테라는 두 회사가 가진 자금을 합칠 경우 2000억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윤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만 업체들의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을 업데이트 해보니 예상보다 자금 사정이 심각했다"며 "이대로라면 퇴출 시기가 내년 1분기로 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엘피다도 상황이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올해 말까지 생산량을 25% 가량 줄인다고 밝힌데 이어, 내년 4월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가 1220억엔(한화 1조7700억원)에 달해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사카모토 유키오 사장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10월부터 D램 재고 처리가 원활해지고 있다"며 "11월에는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했으나 상황은 예상과 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전반기 D램 DDR3 2기가 비트 가격은 1.03달러로 10월 후반기보다 2.8%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태국 홍수라는 돌발 변수가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공급 차질 → PC 가격 상승 → PC 판매 부진 → D램 가격 하락 등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더구나 PC 생산 차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내년 1분기부터는 업계의 명암이 명확하게 갈릴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 대만 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완전히 승기를 잡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경우 4분기 실적이 손익분기점 기준 0%로 예상한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대만 업체들의 공급 축소는 수급의 호전을 불러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PC용 D램 비중이 20% 미만인데다 HDD공급 차질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4분기 실적은 견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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