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취업박람회 열기 '후끈'
뜨거운 열기만큼 취업고민도 깊어져
2011-11-29 14:24:41 2011-11-29 18:05:11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사법연수원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제5회 사법연수원 취업박람회'가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사법연수원에서 열렸다.
 
이틀간 열린 취업박람회에서는 법원, 검찰,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과 로펌들의 공개설명회와 취업상담 등이 이루어졌다.
 
취업박람회의 마지막 날인 29일에도 연수원생들은 박람회장을 분주히 오가며 기업들의 설명에 귀를 귀울이는 모습이었다.
 
◇점점 심각해지는 취업난
 
사법연수원에 따르면 사법연수원생들의 미취업률은 2008년 35.9%에서 2009년 44.1%, 2010년 44.4%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한 연수원생은 "취업에 대한 압박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특히 기업에 지원서를 넣은 동기들 중 일부가 연락을 못 받았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수원생들의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기업으로 진로를 정하는 연수원생들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졌음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연수원생들의 취업고민은 사법연수원 교수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었다.
 
김정호 사법연수원 교수는 "취업박람회 열기가 예년보다 뜨거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는 그만큼 연수원생들의 취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법연수원 교수 역시 "요즘 가르치는 학생들의 표정이 밝지가 않다"며 "예전보다 취업 사정이 많이 어려워졌다"고 고민을 내보이기도 했다.
 
◇로스쿨 출신보다 연수원생 더 선호? 사실과 달라
 
한국기업법무협회는 지난 9일 기업법무 담당자 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수준에 대해 73.6%가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한 설문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사법연수원 학생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 연수원생은 "기업이 연수원생들을 선호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연수원생들이 당장 소장은 더 잘 쓰겠지만 로스쿨학생들과 연수원생들간 외국어능력 차이가 커 기업들이 로스쿨 학생들을 선호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연수원생 역시 "기업 입장에서도 다양한 배경을 가진 로스쿨학생들이 더 매력적이지 않겠냐"고 반문하면서 "연수원생들보다 로스쿨학생들을 더 선호하는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연수원 관계자 역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연수원생들을 더 선호한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며 "비용적 측면을 고려해 로스쿨 학생들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펌보다 법원, 검찰 선호..군법무관 지원도 늘어
 
고용불안이 증가하면서 안정적 직장을 찾는 연수원생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이날 만난 한 연수원생은 "로펌 변호사들도 사실상 비정규직, 계약직 아닌가"라며 "비정규직보다는 정규직인 법관이나 검찰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직은 정년을 보장해주니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연수원생 역시 "연수원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공직을 선호하는 비율이 늘었다"며 "연수원생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추세"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예전과는 달리 군 법무관에 관심을 갖는 연수원생들이 많아졌다"며 "군 법무관의 급여가 현실적으로 바뀌면서 연수원생들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군 법무관을 선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수원생들이 사회의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기존과는 다른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한 연수원생은 "로스쿨제도가 도입되면서 법조계가 새롭게 변화되는 시기다. 현재는 학생들도 기업들도 추세를 관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제 연수원생들도 다양한 분야를 개척해 취업을 해야 할 때"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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