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오는 23일 첫 선을 보이는 한국형 헤지펀드 상품 출시를 앞두고 출사표를 내건 주요 대형증권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특히 당국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자기자본 3조원까지 몸집을 늘리며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에 나섰던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각기 저마다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최고' PBS로 인정받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초기 헤지펀드 규모가 당초 기대의 절반에도 못 미친 1500억원 수준에 그치며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증권사들로서는 초기 시장규모를 떠나 운용사들로부터 가장 많이, 가장 잘 평가받을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PBS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후 기업여신 업무는 물론 비상장주식 내부주문 집행, 외국환 거래 등 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의 수익구조 다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 증권사 PBS 준비 어디까지 왔나..4개사 출시 임박
우리투자증권은 가장 많은 470여억원의 헤지펀드 자금을 확보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 미래에셋맵스, 미래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총 5곳과 PBS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다 삼성자산운용의 2호 펀드와도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전 유상증자에서 발빠른 모습을 모였던
대우증권(006800) 역시 삼성자산운용과 신한BNP,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PBS 계약을 맺고 있다.
삼성증권(016360)은 동양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 한국투자증권은 동양자산운용ㆍ우리자산운용 등 2개사와 손을 잡았다.
이들 증권사들은 각각 지분 투자팀(equity Finance)과 해외 파생영업팀 등으로 구성된 20명내외의 PBS 전담팀도 마련해 독립적 운영에 나서고 있다.
◇ 증권사별 강점은?
대부분 증권사들이 PBS 서비를 위해 최소 2~3년가량 준비기간을 거쳐왔다.
때문에 5개 대형 증권사들은 운용사들과의 계약 확대를 위해 자본력이나 안정성, 시스템 등에서 각각 다른 증권사를 압도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오는 23일부터 서비스에 나서는 4개 증권사는 이전 주식대차거래 실적과 주식스왑(equity swap), 헤지펀드 주문 수행 능력 등에서 서로의 강점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PBS 전문 능력을 갖춘 팀원들 간의 유기적 네트워크가 업계에서 인정받는 등 가장 중요한 인적 인프라가 경쟁사보다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현대증권은 비록 가장 늦게 서비스에 나서고 있지만 대차거래시스템인 STOCk과 렌털서비스에 대한 특허권 획득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입장이다.
지난 1월 개인고객들의 대여주식의 풍부한 리테일 풀을 바탕으로 실시간 매도가 능한 대차거래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 특허 등록한 현대증권은 보다 자유로운 장단기 헤지펀드 전략을 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헤지펀드가 요구하는 각종 전략 수행을 위해 퀀트 애널리스트를 부서내 배치, 헤지펀드를 전담하는 정보기술(IT)팀과 전략 컨설팅 지원을 유기적이고 즉각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차별적 경쟁력으로 꼽고있다.
◇ '미약한 시작, 창대한 끝' 될까?
전문가들은 내년도 헤지펀드 시장규모가 '절대수익 추구'라는 자산관리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힘입어 3조원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때문에 이같은 증권사들의 선점 효과 중요성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PBS에 나서는 증권사들은 헤지펀드 시장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직 개선할 점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는 각사의 차별적 노력이 중요하겠지만, 환경적 측면에서 프라임 브로커의 동반 성장과 시장활성화를 위해서는 제한 요소들을 개선하고 허용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특히 고유 수익모델인 헤지펀드 재산의 재활용이 국내에서는 담보재활용으로 한정되있거나 레버리지가 크게 제한된 점은 시급히 개선되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자체 시스템과 해외 톱 PBS가 사용하는 PBS 시스템을 도입해 함께 운용하는 이원화 서비스도 개발해 맞춤형, 전문형 서비스로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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