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기소와 함께 SK그룹의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이닉스 인수과 해외 자원개발 확대 등 많은 현안을 앞둔 SK그룹의 '비상경영'이 자칫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전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검찰의 사정 칼날이 그다지 날카롭지 않았다는데 주목하는 등 엇갈린 반응속에 SK그룹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 검찰 칼날 속 SK 그룹.. 불안요소 늘었다
검찰은 지난 23일 오후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에 대해 자금횡령과 배임혐의를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부회장은 지난 2008년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된 SK계열사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려 총수일가의 개인적인 선물투자 등에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검찰이 이후 최태원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방안에 대해서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SK그룹의 주가 전반에 대한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SK 연간 주가 추이>
<자료 = 대신증권 HTS>
지난 1월 3일 14만원으로 올해 거래를 시작했던 지주사 SK 주가는 지난 23일 현재 12만8000원으로 연초대비 8.6% 감소했다.
SK(003600) 주가는 지난 4월 26일 22만2500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시장 전반의 급락세가 나타난 지난 8월 11일 13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난달 14일에는 13만6000원을 기록했다.
최태원 회장이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그룹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발전시키겠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사업구조로 전환할 수 있도록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데 따른 기대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도 SK의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가장 큰 주가 할인요인이었던 하이닉스의 인수를 통해 SK의 멀티플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불확실성 해소로 SK의 주가수익비율(PER)의 배수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최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구속영장 청구로 이어지자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 부회장에 이어 최태원 회장한테까지 검찰의 사정 칼날이 모아진다면 경영권 부재 등으로 인한 그룹 전체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의 경우 지난 2003년 SK글로벌의 분식회계로 구속기소된후 보석으로 풀려나와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바 있기 때문에 자칫 가중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 기업 펀더멘탈 '양호'..'단기 악재에 그칠 것"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전 대기업 총수일가에 대한 검찰의 사법처리 사례를 감안한다면 결국 단기적 약세에 그치며 이후 다시 상승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 최근 대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검찰의 기소사례를 살펴보면 영장청구가 실제 구속 수감으로 이어졌던 것은 지난 10월의 담철곤
오리온(001800) 회장 경우나 지난 2006년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의 경우 뿐이다.
하지만, 이 때에도 기업 자체의 펀더멘탈에 대한 부정적 우려는 아니었기에 주가는 단기적 하락세를 보인후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지난 2006년 정몽구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당시 현대차의 주가는 경영불안 등을 이유로 4% 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여만에 일시적 경영권 공백 우려가 줄어든데다 이후 영장심사과정에서의 정치적 배려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며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들은 "SK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시장의 전망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는 등 안정된 기업가치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하이닉스 정상화와 글로벌 자원경영 등 여러가지 성장 동력을 감안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2012년 '임진년' 새해를 한 주 앞둔 SK의 행보에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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